캐스퍼 너무 이쁘지만 ··· 한국인이 경차 안 타는 이유 3가지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한 경차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이 여전한 데다 경차 모델도 줄었기 때문이다.
16일 현대차·기아·한국지엠·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등 한국 완성차 업체 판매 자료를 보면 올해 1∼10월 이들 국내 완성차 5개 업체의 경차 판매량은 6만4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만2485대보다 27.3% 감소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판매량은 대략 7만대로 역대 경차가 가장 팔리지 않은 한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이나 일본과 달리 국내에서 경차가 판매되지 않는 이유는 한국 소비자들이 같은 가격이면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서구 사회보다 가족 단위로 움직이는 한국인들은 넓은 실내 공간을 중시하는데, 이러려면 차가 커야 한다. 성능이나 디자인을 따지기도 전에 ‘부적합’ 판정을 받는 셈이다.
실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같은 사이즈의 차량이라도 무릎 공간, 머리 공간 등 실내를 넓게 하려고 내부 설계에 많은 공을 들인다. 덕분에 현대차와 기아 등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한 자동차는 다른 외국산 차량보다 실내 공간이 넓은 이점이 있다.
경차 모델이 많지 않은 것도 국내에서 경차가 많이 팔리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주요 경차 모델 중 하나인 쉐보레 스파크 판매가 중단되면서 현재 판매 중인 국산 경차는 현대차 캐스퍼와 기아 레이, 레이EV, 모닝 정도다.
스파크가 판매될 당시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경차 판매량은 2022년 13만323대, 2023년 12만3679대로 10만대를 넉넉히 넘었다. 하지만 지난해 스파크가 단종되면서 1년 새 판매량은 9만8743대로 1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경차 신모델 출시도 거의 없는 편이다. 경차는 2021년 캐스퍼, 2023년 레이EV 이후 신모델이 나오지 않고 있다. 신모델이 없으니 ‘신차 효과’도 사라졌다.
출시 이후 매년 3만대 이상 팔리던 캐스퍼도 모델이 오래돼 지난 1∼10월 6725대 판매에 그쳤다. 캐스퍼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이 판매되고 있지만, 이 모델은 소형차로 분류돼 경차 판매분에서 빠져 있다.
연비가 썩 좋지 않다는 점도 경차를 선호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흔히 경차는 엔진 배기량이 1000cc 안팎으로 작아 연비가 좋은 줄 아는 소비자들이 많다. 하지만 캐스퍼 가솔린 1.0 터보(17인치 휠) 모델 복합연비는 12.3㎞/ℓ 에 그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차는 연비가 썩 좋지도 않고 실내 공간도 좁고 SUV처럼 아웃 도어 라이프에 최적화되지도 않은 차종”이라며 “강력한 세제 혜택이나 압도적인 연비, 누가 봐도 매력적인 디자인을 갖추지 않은 경차라면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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