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일대 5만8천평 ‘세계유산지구’ 지정…세운 재개발 계획 영향 주나

서울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 인근 세운 4구역에 최고 145m 높이 초고층 건물을 건립할 수 있는 재개발 계획을 공시해 국가유산청과 갈등이 빚어진 가운데, 종묘 권역 일대의 국가사적 19만4089.6㎡(5만8천여평)가 세계유산지구로 지정됐다. 세운 4구역과 근접한 영역이어서 재개발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문화유산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위원들은 13일 오후 서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정기 회의를 열어 종묘 일대 총 19만4089.6㎡를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세계유산법)상의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하는 내용의 ‘종묘 세계유산지구 신규 지정 심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국가유산청은 이에 따라 다음달 중 관련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세계유산법을 보면, 국가유산청장은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을 위해 필요한 구역’을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세계유산지구로 지정되면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축물 또는 시설물을 설치·증설할 때 세계유산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세계유산 바깥 지역이어도 이런 가치에 중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인정될 경우 평가 실시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10월 종묘를 비롯해 창덕궁, 수원화성, 경주 역사유적 지구 등 국내 세계유산 11곳 일대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예고한 바 있다. 그 뒤 1년이 지난 상황에서 문화유산위가 이날 종묘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한 건, 서울시가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영향평가 권고문도 무시한 채 세운 4구역 초고층 재개발 계획을 강행한 데 대해 제동을 거는 행보로 비친다.
세계유산 보호를 위한 완충 구역은 따로 설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완충 구역을 추가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지구 지정은 세계유산 영향평가를 받는 공간적 범위를 규정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오는 17일 세계유산지구 지정 이후 입장과 대응책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라고 국가유산청은 밝혔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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