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500원 전망까지 나오는 환율 상승세 우려스럽다

환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하 환율)은 1467.7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4월9일 이후 최고치다. 장중에는 1475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번 달 들어서만 43.3원이 상승했다.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300원대 초반이었던 환율은 상승세를 지속해 지난해 11월 1400원 근처까지 오른다. 12·3 내란사태가 발생하자 환율은 급등세를 보이며 1450원을 뚫고 올라갔다. 4월9일 고점(1481.1원)을 찍은 뒤 차차 안정되기 시작해 6월30일에는 1350원까지 하락한다. 하지만 이후 다시 올라가기 시작해 어느새 1470원에 육박하고 있다.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선 것은 1997~1998년 외환위기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두번밖에 없다. 그런데 새 정부 출범으로 정치적 비상상황이 해소됐는데도 여전히 1450원을 웃도는 환율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환율 상승에는 엔화 약세, 외국인의 주식·채권 매도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미 관세협상 결과 미국에 대한 직접 투자를 해마다 200억달러씩 하기로 한 것도 압박 요인이다. 무엇보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금융상품 투자가 증가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269억5740만달러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4억3707만달러)에 비해 3.6배나 늘어난 것이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미국 주식 투자를 위해 고스란히 빠져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환율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는 것도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수출업체들은 달러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내다 팔지 않고, 수입업체들은 더 빨리 달러를 사들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역시 미국 투자를 더 늘리게 된다.
환율 상승은 원자재나 중간재를 수입해야 하는 기업들에 타격을 주고, 수입 물가를 올려 소비자들의 부담도 늘린다. 원화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채권 투자도 위축시킨다.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환율이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때 적절한 개입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 원화 약세가 고착화되고 있는 건 아닌지 면밀하게 살피고, 만약 그렇다면 이에 대한 구조적인 대책을 모색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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