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결의안’에 공화당 의원도 가세…트럼프 지지층 흔드는 ‘엡스틴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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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불거진 미성년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틴 사건으로 취임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민주당이 12일 공개한 엡스틴의 이메일에는 트럼프가 엡스틴의 범죄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트럼프의 지지 기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은 그동안 엡스틴 사건은 민주당 쪽이 관여된 범죄라며 트럼프에게 전면 공개를 요구했고, 트럼프도 호응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가장 강경한 트럼프주의자였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등 3명의 여성 의원이 백악관의 반대와 회유에도 불구하고 엡스틴 수사 자료 전면 공개 결의안을 표결에 붙이는 청원에 12일 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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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과 마가 진영에서도 엡스틴 자료 공개 지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불거진 미성년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틴 사건으로 취임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민주당이 12일 공개한 엡스틴의 이메일에는 트럼프가 엡스틴의 범죄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백악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관련 수사자료 공개를 촉구하는 안건에 동의하고 나서, 이 사건이 트럼프 지지 기반에 균열을 주고 있다.
무슨 내용을 담았나?
엡스틴은 사건이 불거지기 시작한 2011년부터 연인인 길레인 맥스웰, 조언자인 언론인 마이클 울프 등에게 트럼프를 언급하는 메일을 보냈다. 트럼프와의 관련 내용은 자신의 궁지를 타개하는데 트럼프가 도움이 될지를 상의하는 내용이다.
엡스틴은 자신의 법적 문제가 불거지고, 언론들이 자신을 추적하던 2011년 4월2일 맥스웰에게 이메일을 보내 “짖지 않은 개는 트럼프이고, (희생자가) 그와 함께 나의 집에서 몇시간을 보낸 것을 알기를 바란다. 그가 결코 언급하지 않았던 것이다”라고 적었다. 맥스웰은 “나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답장했다. 당시 트럼프는 텔레비전 쇼의 진행자로 인기를 끌고, 대선 출마를 공공연히 말할 때였다.
민주당이 공개한 이메일에서 이름이 지워진 희생자는 버지니아 주프레라고 공화당이 공개했다. 그는 엡스틴의 범죄를 폭로한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난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주프레는 앤드루 영국 왕자, 맥스웰과 같이 있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쪽은 주프레가 2016년 민사재판 때 트럼프의 관여를 부인했다며, 민주당이 이런 사실을 호도하려고 주프레 이름을 지우고 이메일을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가 열린 2015년 12월15일 울프는 엡스틴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앞으로 언론이) 트럼프에게 너와의 관계에 대해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엡스틴은 “우리가 그(트럼프)를 위한 해답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게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다음날 울프는 답장에서 트럼프가 스스로 덫에 빠지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울프는 “그가 스스로 자멸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가 그 비행기나 집에 없었다고 말하면, 그것은 당신에게 귀중한 홍보 및 정치적 돈이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엡스틴과의 관계를 부인하거나 거짓말을 하면, 그 자체로 정치적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울프는 또 “그가 승리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를 도와줘서 빚이 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는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였다. 트럼프의 약점을 잡아서 그의 영향력을 이용하라는 조언이다. 울프는 “물론, 질문을 받으면 트럼프가 ‘제프리는 훌륭한 사람이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으며, ‘정치적 올바름’(PC)의 희생자’라고 말할 가능성도 있다”며 “정치적 올바름은 트럼프 정권에서 금지될 것이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정치적 올바름을 부셔버리겠다고 선언했고, 이는 보수적 지지층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트럼프가 당선되기 직전인 2016년 10월29일 울프는 ‘이제 때가 됐다’는 제목의 이메일에서 “이번 주에 당신에게 큰 동정심을 자아내고 그를 끝낼 수 있는 방식으로 트럼프를 얘기할 기회가 온다”고 적었다. 선거 직전에 트럼프에 대해 폭로하라는 의미이다.
2017년 2월18일 엡스틴은 자신의 변호사 로이 블랙에게 “청문회에서 누가 아코스타를 대리하는가?”라고 물었다. 알렉산더 아코스타는 엡스틴을 수사한 연방검사였는데, 트럼프에 의해 노동장관으로 지명됐다. 2019년 1월 엡스틴은 다시 뉴스의 인물이 됐다. 마이애미헤럴드는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노동장관이던 알렉산더 아코스타가 몇년 전 연방검사 시절에 엡스틴에 대해 관대한 형량거래를 했다고 폭로했다. 1월31일 엡스틴은 울프에게 “트럼프는 나에게 (마러라고 회원을) 그만두라고 요구했는데, 나는 회원인 적이 없었다. 물로 그는 그 소녀들에게 알고 있었고, 길레인에게 그만두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성착취당한 소녀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편지를 보낸 직후 법무부는 엡스틴의 형량거래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이런 상황들은 트럼프 쪽이 연방검사였던 아코스타에게 엡스틴을 봐주도록하고, 그 대가로 노동장관에 지명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런데 형량거래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엡스틴은 트럼프에 대해 폭로할 수도 있다며 불만을 보인 것이다.
엡스틴은 구속되기 직전인 2019년 6월13일 재정고문인 리처드 칸은 엡스틴에게 트럼프의 재정 상황을 파악한 메일을 보냈다. 그는 트럼프가 정부에 신고한 재산보고서가 “100페이지 짜리 엉터리”라며, 자세한 내용을 담았다. 엡스틴 쪽이 트럼프에 대해 조사를 한 것이다. 임박한 자신의 구속에 대한 방어막을 찾은 흔적이다.
트럼프 지지층의 반발과 균열
트럼프의 지지 기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은 그동안 엡스틴 사건은 민주당 쪽이 관여된 범죄라며 트럼프에게 전면 공개를 요구했고, 트럼프도 호응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취임 이후 자신의 연루가 의심되는 상황이 드러나자, 수사 자료는 ‘지루한 내용’이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이 문제로 마가 진영 내의 균열이 일었다.
공화당 내에서도 가장 강경한 트럼프주의자였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등 3명의 여성 의원이 백악관의 반대와 회유에도 불구하고 엡스틴 수사 자료 전면 공개 결의안을 표결에 붙이는 청원에 12일 가담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다음 주에 상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비에스(CBS)/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90% 이상이 엡스틴 사건 관련 정보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공화당 유권자 중 83%도 동의하고 있다. 당파를 초월한 여론 일치이다.
뉴욕 시장 등 지방선거에서 완패에 이어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한 트럼프에게 엡스틴 사건은 지지층 균열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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