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류 타고 동남아서 흘러왔나?” 오리무중···제주서 마약 2건 추가 발견
동남아 등 인근 국가에 유사 사례 의뢰

제주 해안가에서 차(茶)로 위장한 마약 봉지가 또다시 발견됐다. 지난 9월 말부터 현재까지 제주에서 발견된 마약 또는 마약의심 물체는 12개에 달한다. 경찰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마약유통 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13일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우도면 해안가에서 각각 케타민 1㎏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차 봉지가 발견됐다. 바다 환경지킴이가 이날 오후 2시쯤 마약 봉지를 발견 후 신고하자 해경이 추가수색을 벌여 오후 3시에 또 하나를 찾았다. 12일 하루만 2개를 추가 발견한 것이다. 두 개 모두 초록색 우롱차 포장이었다.
현재까지 발견된 12개의 마약은 케타민으로 추정되며 총 31㎏에 달한다. 1회 투여량 0.03g 기준 103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케타민은 마취제의 한 종류로 다량 흡입하면 환각, 기억손상 등 증세를 일으켜 신종 마약으로 분류되고 있다.
해경은 쿠로시오 해류와 북서풍의 영향으로 마약 봉지가 바다에서 제주 북부 해안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실제 최근 포항과 대마도에서도 제주에서 발견된 마약 봉지와 같은 형태의 차 봉지가 각각 3건과 2건씩 발견됐다.
해경은 마약이 담긴 봉지 겉면에 한자로 ‘茶(차)’가 쓰여있는 점을 고려할 때 동남아를 포함한 한자권 문화에서 유통하려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주영 제주해경청 수사과장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지만 해류의 방향, 진공포장 속에 물이 들어가 있는 점, 포항과 일본 대마도 등에서도 같은 형태의 마약이 발견된 점 등을 볼 때 아래(동남아 쪽)에서 해류를 타고 흘러든 것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해안에 쌓이는 해양 쓰레기 유입 지점과 마약 봉지 발견 지점이 유사한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 수사과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국내 마약 수사기관은 물론 미국·중국·호주·일본·싱가포르·캄보디아·대만·태국 등 주변국에 유사한 포장의 마약 발견 사례가 있는지 등을 의뢰한 상태”라고 전했다. 올해 캄보디아에서 차 봉지로 위장한 마약 단속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밀봉 벽돌 모양 포장과 초록색 우롱차 포장에 담긴 마약의 출처가 각각 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기관에 케타민 비율 성분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분석에는 두 달 정도 소요된다. 마약의 경로를 찾기 위해 상선 사고 여부 등도 조사 중이다.
해경은 마약 조기수거를 위해 40명씩 조를 편성해 해안가 수색을 이어간다. 만조로 해양 쓰레기 유입이 많아지는 17일에는 민·관·군 합동 일제 수색을 다시 한번 한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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