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노벨평화상 메달부터 법정스님 의자까지”…‘예비문화유산’ 올라
이한열 최루탄 피격 유품·88올림픽 굴렁쇠 등 상징성 담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메달과 증서, 법정스님이 수행할 때 사용한 ‘빠삐용 의자’ 등이 국가유산청의 첫 예비문화유산으로 지정된다.
예비문화유산은 만들어지거나 형성된 지 50년이 안 됐지만 장래 등록문화유산으로서 보존 가치가 높은 근현대문화유산을 가리킨다. 훼손과 멸실을 막고 지역사회 미래 문화자원의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12일 문화유산위원회 근현대분과 소위원회는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메달 및 증서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치료 및 간병 도구 ▲의성 자동 성냥 제조기 ▲이한열 최루탄 피격 유품 ▲제21회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양정모 레슬링 선수 금메달 ▲제41회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기념물 ▲한국남극관측탐험대 및 남극세종과학기지 관련 자료 ▲77 에베레스트 등반 자료 ▲88 서울올림픽 굴렁쇠와 의상 스케치 등을 예비문화유산으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메달과 증서는 2000년 한국인 최초로 받은 노벨상으로 한국과 동아시아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특히 남북 평화와 화해를 위해 애쓴 업적을 인정받은 것이다.

법정스님의 ‘빠삐용 의자’는 1975년 스님이 송광사 불일암에서 땔나무로 직접 만든 수행용 의자다. ‘빠삐용’이라는 이름은 영화 ‘빠삐용’에서 주인공이 외딴섬에 갇혀 인생을 낭비한 것에 비춰 이 의자에 앉아 스스로 삶을 되돌아본다는 뜻으로 이름 붙였다.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치료 및 간병도구’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두 간호사가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와 가족들을 돌보기 위해 1976년부터 2005년까지 사용했던 도구다. 열악한 의료 환경과 편견 속에서도 한센병 퇴치와 인식 개선을 위해 한평생을 바친 흔적이 담겨 있다.
‘이한열 최루탄 피격 유품’은 1987년 연세대학교 총궐기 시위 중 최루탄에 맞은 이한열 열사의 유품이다. 이 사건은 명동성당 농성 투쟁, 최루탄 추방대회, 국민평화대행진 등 민주항쟁의 불씨가 됐다.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사의 중요한 상징물로 여겨진다.
‘의성 자동 성냥 제조기’는 성냥개비에 초와 두약(화약)을 찍어 자동으로 만드는 기계다. 1982년 국내 정식 모델이 없던 당시 경북 의성 주민들과 국내 회사가 여러 해에 걸친 연구 끝에 현지 공간에 맞게 합작한 제품이다. 국내 유일하게 남아있는 완전품으로, 1980~90년대 경북 일대 산업·생활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제21회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양정모 레슬링 선수 금메달’은 1976년 한국인 최초로 국제 하계올림픽에서 딴 금메달이다. 태릉 선수촌과 한국체육대학교의 건립, 병역특례 제도 등 한국 스포츠 세계화를 위한 다각적 노력과 한국인 특유의 투지가 이뤄낸 성과물로 평가받는다.
‘제41회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기념물’은 1991년 사상 처음으로 꾸려진 남북단일팀 탁구선수단이 사용한 서명 탁구채와 삼각기(페넌트)다. 탁구채에는 당시 참여했던 남북선수단 전원의 서명이 담겨 있다. 삼각기에는 남북의 단일을 뜻하는 ‘KOREA’와 한반도기가 새겨져 있는데, 이 한반도기는 이후 구성된 남북단일팀에서도 계속 쓰이는 등 남북 화합과 협력의 뜻을 담고 있다.

‘한국남극관측탐험대 및 남극세종과학기지 관련 자료’는 1985년 한국인 최초로 추진한 남극 대륙 탐사와 1988년 세종과학기지 준공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알 수 있는 일지와 조사기록, 장비 등이다. 1986년 남극조약 가입, 1989년 조약협의당사국으로 선임되는 등 대한민국이 남극 진출국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도전의 노력이 반영된 유물로 평가받는다.
‘77 에베레스트 등반 자료’는 1977년 9월15일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최정상 등반에 성공한 당시의 등반 장비, 의복, 기록 등으로 이뤄져 있다. 원정대의 산악 기술과 도전 정신은 이듬해 같은 날인이 ‘산악인의 날’로 정해지는 계기가 됐다.

‘88 서울올림픽 굴렁쇠와 의상 스케치’는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 개회식 ‘정적’ 공연에서 윤태웅 소년이 사용한 굴렁쇠와 착용 의상을 그린 그림으로, 한국 올림픽사의 핵심적인 상징물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가결된 10건에 대해 관보 고시를 거쳐 예비문화유산으로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만들어지거나 형성된 지 50년 경과가 임박한 유물에 대해 등록문화유산 등록 검토를 위한 실태조사 추진 등 적극 행정을 통해 문화유산 보존 선순환 체계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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