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우경화로 퀴어영화 위기…‘연대’로 헤쳐나가야”

김은형 기자 2025. 11. 1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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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게이나 트랜스젠더로 사는 게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미국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산업이 침체되면서 관객들이 게이 영화를 보러오기도 더 힘들어졌습니다."

총회가 끝난 뒤 김승환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민주주의 후퇴와 영화 산업 침체로 인해 퀴어 영화가 큰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국제적 연대체가 서로에게 등받이가 돼줄 수 있다는 걸 모두 공감했다"며 "공동제작을 늘려 영화를 통해 공동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내자는 장기적 목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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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프라이드영화제연맹 총회 한국서 첫 개최
지난 8일 ‘아시아-태평양프라이드영화제연맹 2025’ 총회가 서울에서 처음 열렸다.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제공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게이나 트랜스젠더로 사는 게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미국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산업이 침체되면서 관객들이 게이 영화를 보러오기도 더 힘들어졌습니다.”

지난 6일 개막한 15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SIPFF)에 아시아-태평양 11개국 성소수자 영화제 책임자들이 모였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아시아-태평양프라이드영화제연맹(APQFFA) 총회가 8일 처음 한국에서 열렸으며, 하루 앞선 7일 간담회도 진행됐다. 개최국인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일본, 베트남, 대만, 홍콩, 인도, 파키스탄, 미얀마 등 11개국 영화제 운영진이 참여했다. 성소수자 문화에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미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부터 성소수자 문화가 인정받지 못하는 파키스탄, 미얀마 등 각국이 처한 상황은 달랐지만 정치적 보수화와 영화 산업 침체로 이중의 어려움에 놓인 퀴어 영화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국가 간 연대와 상호 지원이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라는 데 모두가 공감했다.

미얀마에서 온 흘라 먓툰 양곤엘지비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2014년부터 개최돼온 영화제가 금지됐고, 다른 여러 엘지비티큐 기관들도 폐쇄된 상태”라며 “그럼에도 연맹국들이 있어서 계속 영화를 만들고 있고 교육 프로그램도 이어가고 있다”고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엘지비티큐영화제인 홍콩 레즈비언앤드게이영화제의 레이 영 프로그램 디렉터는 “홍콩은 대다수 사람이 동성애 결혼을 찬성하는 등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높은데 정치인들이 되레 시대에 역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전세계적인 우경화와 이로 인해 성소수자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딘 해머 호놀룰루레인보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은 “퀴어인으로 우리의 독특성보다는 이제는 보편성에 집중해야 한다”며 “커밍아웃이 얼마나 힘든지는 많은 이들이 충분히 지켜봤다. 그 이후의 인생,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삶의 이야기를 좀 더 해야 한다”고 퀴어 영화의 방향성에 대해 말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대만의 팅칭위 대만국제퀴어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퀴어 영화를 더 보러 가게 하기 위해서는 퀴어 시네마를 재정의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퀴어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좀 더 보편적이고 광범위한 소재와 주제를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총회가 끝난 뒤 김승환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민주주의 후퇴와 영화 산업 침체로 인해 퀴어 영화가 큰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국제적 연대체가 서로에게 등받이가 돼줄 수 있다는 걸 모두 공감했다”며 “공동제작을 늘려 영화를 통해 공동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내자는 장기적 목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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