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말빨 안 먹히는 공화당…"필리버스터 폐지해라" 요청 외면

9일(현지시간)로 40일째를 맞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공화당이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1년도 안 돼 레임덕 조짐이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공화당을 향해 "필리버스터를 폐지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기회를 얻는 순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셧다운은 끝내고 훌륭한 정책을 통과시켜서 중간선거에 승리해야 한다"며 "이건 정말 쉬운 일"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리석은 정당이 아닌 현명한 정당이 되라"고도 덧붙였다.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3석을 가져 다수당이긴 하지만 민주당이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필리버스터를 활용해 예산안 처리를 막는 것을 무력화하려면 의원 60명의 표가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공화당이 상원 의사규칙을 변경해 필리버스터를 없애고 공화당의 현재 의석수만으로 예산안을 처리하라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에도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불러모아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고 정부 셧다운을 끝내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압박을 공화당은 사실상 방치하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4일 공화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필리버스터가 사라지면 당장은 공화당이 좋을 수 있어도 다음 선거에서 민주당에 상원을 내줄 경우 공화당이 민주당을 견제할 방법이 없어진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대통령은 상원의 일원이 아니니까 필리버스터를 없애려 할 수 있다"며 "난 상원 일원으로 필리버스터를 없애는 것은 좋은 구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연방 상·하원 의석이 걸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지난 4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뒷받침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트럼프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공화당 유권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고 당 장악력이 뛰어나 공화당 의원들이 당장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망했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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