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큘러티브 디자인 아티스트 셀린 박, ‘제주 해녀: 사라져 가는 세계’ 전시회 14일 개막
바다와 함께 살아온 해녀의 세계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기후 위기 속에서 노동의 현장은 무너지고, 공동체의 질서는 흔들리며, 세대를 이어온 해녀의 지식과 윤리는 이제 관광과 자본의 언어로 소비되고 있다. 깊고 거친 제주 바닷속에서 이어온 삶의 리듬이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가 잊고 있던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된다.

기획자이자 디자이너인 셀린 박(Céline Park)은 올여름 4명의 작가를 공개 공모를 통해 선발해 제주로 향했다. 그들은 해녀들과 함께 밥을 먹고, 불턱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도구와 규율, 몸의 기억 속에 남은 시간을 기록했다. 이번 전시는 그렇게 2주간의 현장 체류와 공동생활로부터 출발한다. 작가들의 시선은 바다의 표면보다 더 깊은 곳으로 향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0년 셀린 박이 설립한 스페큘러티브 디자인 서울(Speculative Design Seoul)의 철학에서 출발한다. SDS는 예술과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 이슈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우리가 ‘선호할 만한 미래(preferable future)’를 상상하는 실험적 시도를 지속해왔다. 셀린박은 뉴욕 프랫 미술대학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영국 왕립미술대학에서 디자인 인터렉션 석사를 전공했다. 그의 작업은 디진(Dezeen), 프레임(Frame), 코디자인(Co.Design) 등 전문 잡지와 방송을 통해 이목을 끈 후 유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를 통해 일반에게 소개됐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스페큘러티브 디자인(Speculative Design) 을 가르치고 있다. 스페큘러티브 디자인이라는 개념적 디자인 접근법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고 확산시켜 온 선구자로,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문화적 상상력을 확장하고 인간과 공동체, 그리고 미래의 관계를 새롭게 탐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역사와 미래,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디자인을 통해 공동체의 기억과 감각을 시각화하고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낸다.

스페큘러티브 디자인 서울이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메세나협회, 농협은행 제주본부의 2025년도 메세나매칭 사업의 일환으로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서울 전시에 이어 28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는 제주시 한림읍 용금로 906-14 제주저지문화지구에서도 열린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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