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ㆍ카라반 늘었는데… 주차 단속 `모호`

변경출 기자 2025. 11. 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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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문화원 도로 옆길 `장기주차`
주민 "공공도로가 차고처럼 쓰여"
차주들 "합리적 해결방안 필요"
의령읍 의령문화원 도로 옆길에 주차된 트레일러와 카라반 모습. / 변경출 기자

의령읍 의령문화원 도로 옆길에 캠핑 갈 때 차량에 달고 다니는 트레일러와 오토캠핑용 카라반이 장기간 세워져 있자 도로교통법의 주차위반에 해당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도로는 별도 인도가 없어 주민들이 사실상 보도를 겸해 이용하는 통행로다. 주민들은 "공공 도로가 개인 캠핑장ㆍ차고처럼 쓰이고 있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문제는 법 해석이 주민 인식과 미묘하게 어긋나 있다는 점이다. 도로교통법과 자동차관리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르면, 캠핑용 트레일러와 카라반(피견인자동차)은 엔진과 운전석이 없더라도 `자동차`의 한 종류로 분류된다. 끌고 다니는 차량에서 분리된 상태라고 해서 법적으로 `차가 아니다`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들 차량도 교차로 모퉁이, 횡단보도, 버스정류장, 터널 안 등 법에서 정한 주정차 금지구역에 세우면 일반 차량과 마찬가지로 도로교통법상 주정차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통행에 현저한 지장을 주거나 안전을 해치면 `교통 방해`로도 단속 대상이 된다.

다만, 엔진이 달린 캠핑카와는 다른 애매한 지점도 있다. 트레일러ㆍ카라반의 경우 차고지 외 도로ㆍ공터 등에 오랜 기간 방치되듯 세워 둔 경우 명확한 `불법 주정차`로 봐야 하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 단속 기준과 행정 절차도 지역별로 들쑥날쑥한 실정이다.

민원이 제기되거나 장기 방치로 판단될 경우에는 견인 조치나 과태료 부과가 이뤄질 수 있지만, 그전까지는 사실상 방치되는 사례가 많아 주민ㆍ이용자 사이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캠핑 인구 증가하면서 이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등 관련 기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캠핑 인구는 이미 수백만 명을 넘어서며, 캠핑카뿐만 아니라 트레일러와 카라반 보유자도 크게 늘고 있다. 차량 수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도심과 읍ㆍ면 지역의 주차ㆍ보관 공간과 제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의령읍 한 주민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 옆에 커다란 카라반이 몇 날 며칠씩 서 있으니 불편하기도 하고, 밤에는 시야가 가려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며 "법이 애매하다고만 하지 말고, 최소한 공공장소 사유화는 막을 수 있는 기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캠핑카 이용자들은 "따로 보관할 공간이 마땅치 않고, 단기 주차까지 모두 불법 취급하면 어디에 두라는 말이냐"며 "지자체가 장기 방치와 단기 주차를 구분해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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