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협찬품 ‘문자사과’ 키운 이사람…“경북사과 우수성 세계에 알려 ‘뿌듯’”

정성환 기자 2025. 11. 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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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APEC 협찬품 ‘문자사과’ 키운 박인수씨<경북 문경>
6월부터 흠집없이 작업·관리
한국 상징한 그림·문자 새겨
‘감홍’ 900개 납품…최다 공급
경북 문경시 마성면 사과농장 송제농원의 박인수 대표가 코리아(KOREA)라는 영어와 첨성대 문양이 새겨진 문자사과를 들어 보이고 있다.

“8년 만에 해보는 문자사과라 걱정했는데 힘들었던 만큼 보람은 배로 크네요.”

최근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히트품을 꼽으라면 단연 ‘문자사과’라고 할 수 있다.

금관·첨성대·갓 등 그림과 한국을 뜻하는 영어 문구를 겉면에 새긴 사과는 회의장·전시관·미디어센터에 제공되면서 한국 사과산업의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전령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교부는 문자사과를 행사 공식 협찬품으로 선정했다.

경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행사 기간 문자사과를 공급한 농가는 모두 6농가다. 문경지역 농가 5곳과 영주지역 1곳이다. 이들이 공급한 사과는 모두 3000개로 ‘감홍’ ‘양광’이 절반씩 차지한다. 중생종인 이들 품종이 공급 품종으로 선정된 것은 행사 개최시기를 고려한 결과로 알려졌다.

문경시 마성면 사과농가 박인수 송제농원 대표(64)는 ‘감홍’ 사과 900개를 공급했다. ‘감홍’ 품종으로는 6농가 중 최다 공급자다. 문자사과는 사과 표면에 햇빛 차단 스티커를 부착해 그 부분이 붉게 착색하는 것을 막는 원리로 만든다.

조영숙 경북도농기원장은 “올초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과 기념품을 논의하던 중 그간 국내에서 선물용으로 상품화되곤 했던 문자사과를 답례품으로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김보현 경북도농기원 원예작물팀장은 “외교부에서 신선농산물을 공식 협찬품으로 지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박씨는 전체 3만3057㎡(1만평) 규모 과원에서 ‘감홍’ ‘후지’ ‘아리수’ 등을 재배한다. 그는 “5월 경북도농기원에게 문자사과 생산을 의뢰받아 6월부터 작업에 들어갔다”며 “‘감홍’ 2500개에 봉지를 씌워 9월까지 흠집 없이 관리했다”고 말했다. 과실을 봉지로 싼 것은 균일한 색을 내기 위한 것이라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스티커 부착 작업은 9∼10월 이뤄졌다. 박씨는 “사과가 둥글기 때문에 2개월간 아침마다 떨어진 스티커를 재부착하는 게 그날 일과의 시작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9월말∼10월초 흐린 날씨로 착색이 지연되면서 예상 수확일이 10월18일에서 1주일 늦어져 막판까지 속을 졸였다”고 덧붙였다.

한국을 상징하는 문구·그림이 새겨진 문자사과. 경북도농업기술원

농부의 정성이 들어간 문자사과는 APEC 정상회의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경북도농기원에 따르면 10월27일∼11월1일 국내외 관계자 4000여명이 이 사과를 맛봤다. 박씨는 “경북사과를 세계 정상들에게 알렸단 생각에 아주 뿌듯하다”며 “국산 사과 수출에도 긍정적 효과를 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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