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할 때마다 한숨"…유류세 인상에 서민 지갑 ‘비상’
정부 유류세 인하 폭 축소까지 겹쳐
생계형 운전자 등 부담↑ 물가 불안 확산

휘발유와 경유 등 주요 유종의 판매가격이 연일 오르면서 서민과 생계형 운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유가 불안과 환율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하면서 지역경제 전반으로 '기름값 쇼크'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광주 지역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천672원, 경유는 1천560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휘발유 1천688원, 경유 1천572원)보다는 다소 낮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휘발유 1천596원, 경유 1천418원)과 비교하면 각각 76원, 142원 오른 수준이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휘발유 1천809원, 경유 1천719원까지 책정되며 체감 물가 부담은 한층 높아졌다.
직장인 윤선영(33)씨는 "요즘 7만원을 넣어도 절반밖에 차지 않는다"며 "출장이 잦은데 주유비 부담이 커 걸어 다녀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월급 빼고 다 오른다지만 이제 날씨도 추워지는데 생활이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는 경유값 상승이 생계형 운전자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레미콘 운송 기사 정성호(61)씨는 "하루 200㎞만 달려도 기름값이 10만~15만원 든다"며 "콘크리트를 싣고 달리면 연비가 더 떨어져 월 주유비가 작년보다 30만~40만원 늘었다"고 말했다.
관광버스 기사 박기현(59)씨도 "단풍철이라 주말 운행이 많지만 기름값이 너무 올라 남는 게 없다"며 "단가를 올리자니 거래처가 빠지고, 그대로 유지하자니 수입이 없어 난감하다"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단계적으로 축소했다.
휘발유는 기존 10%에서 7%, 경유와 LPG 부탄은 15%에서 10%로 낮아지면서 각각 리터당 25원, 29원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
이번 조치는 2021년 11월부터 시행된 한시적 인하 조치의 점진적 환원으로, 국제유가 변동과 세수 부담을 고려한 조정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 체감 부담은 즉각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점진적 조정"이라고 밝혔지만,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실질 체감 유가는 인하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지역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 공급가가 이미 인상된 상태라 소비자가격이 바로 내려가긴 어렵다"며 "인건비·운송비 등 고정비 상승으로 주유소 마진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석유 유통 구조상 정유사 공급가 변동이 소비자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향후 2~3주간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유류비 상승이 물류비, 식료품, 공공요금 등으로 연쇄 전가돼 생활물가 전반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지역 경제 관계자는 "기름값 상승은 곧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식자재·공산품·택배비 등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취약계층 지원과 물류비 부담 완화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