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들 팔 꺾고 보험금 청구"…'소비자보호' 꺼리는 금융당국 직원, 왜
[편집자주] 정부 조직개편 논의 과정에서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보호 소홀로 질타를 받았다. 금융소비자보호는 그동안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었다. 사고가 터진면 뒷수습하기 바빴다. 상품설계, 판매단계부터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사전예방으로 전환하고 뒷전으로 밀린 소비자보호 조직도 뜯어 고쳐야 한다.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5살 된 아들의 팔을 반대로 꺾어서 부러뜨린 다음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민원인을 만났다. 보험사가 지급을 거부하자, 금감원에 민원을 내더라. 어렵다고 설명하니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며 협박을 했다. 이러다보니 우울증에 걸리기 직전까지 심리적으로 몰렸다"

금감원이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 분리에 반대하던 핵심 근거인 소비자보호 부서와 감독·검사국 간의 협업을 통한 '환류' 작용이다.
그러나 실제 감독·검사국에 전달된 민원 중 상당수는 처리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사망시에 사망보험금은 주지 않지만 약관상 보장하는 질병의 진단을 받으면 진단 보험금을 주는 상품을 뜻하는 '사망탈퇴 특약'이다.
보험사들이 특약의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별도의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계약을 소멸시키자, 보험사가 일종의 해약환급금인 계약자 적립금을 미지급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지난해 분쟁조정국은 보험감독·검사국에 민원을 전달했으나, 검사국은 현재까지 검사에 돌입하지 않았다. 민원 제기 후 수년이 흘렀음에도 특약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무는 벅차고 권한은 제한적인 탓에 소비자보호 부서는 '의무복무'로 여겨진다. 실제 금감원은 신입 변호사를 채용하면 대부분 첫 부서로 분쟁국에 배치하고, 일반직원도 분쟁국을 다녀오면 선호부서에 배치되도록 배려한다. 또 민원국은 대부분 무기계약직 직원과 일부 임금피크제에 들어선 시니어 직원으로 구성된다.

CCO의 위상과 권한도 영업 담당 임원에 비해 현저히 낮아 '영업 드라이브'가 걸리면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더라도 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4대 시중은행의 경우 모두 임원(상무 이상)으로 처음 승진한 인사가 CCO를 맡고 있다. 시중은행의 임원 연락망은 '서열' 순서로 배치되는데, CCO는 외부인사인 준법감시인과 아래에서 1~2번째를 다툰다.
CCO의 권한이 약하다보니 아래 직원들은 다른 부서에 치이기 십상이다. 특히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후 내부통제 업무 전반에서 규정된 역할이 늘어나고 있으나, 기존 내부통제 부서인 감사나 준법 부서와 업무가 중복된다.
소비자보호 부서 담당자들은 금감원이 지난 9월 발표한 '금융소비자 거버넌스 모범관행'이 법제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모범관행에는 CCO와 소비자보호 부서의 권한과 역할을 기존 은행권의 관행보다 강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지배구조법을 개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 은행 소비자보호 부서 관계자는 "CCO가 영업부서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임원 중에서도 감사 정도의 권한을 갖도록 상위직급으로 둬야 한다"며 "부서 차원에서는 모범관행에서 규정한 업무도 타 부서에서 권한을 갖는 경우가 많아 협조를 받기 어려워 강제화된 법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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