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언론 평가처럼 '골목 침해 계열사' 많이 줄였나
카카오 구조조정 재분석
카카오 3년 전 골목 침해 논란
관련 계열사 줄이겠다고 약속해
카카오 계열사 136개→99개
언론 “골목 침해 논란 해소” 분석
골목 관련 계열사 정말 줄였나
제외 계열사 78개 분석해보니
골목상권 계열사 21개 그쳐
핵심 사업 주력 위한 구조조정
130개를 넘었던 카카오의 계열사가 99개로 대폭 줄었습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계열사 개수가 두자릿수로 내려왔습니다. 그래서인지 각종 미디어들은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를 해소했다"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더스쿠프가 카카오 계열사를 자세히 분석해봤습니다.
![카카오가 3년 만에 계열사 수를 30% 넘게 줄였다.[사진 |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31/thescoop1/20251031130656099ehmv.jpg)
"연내로 계열사 30~40개를 정리하겠다." 2022년 카카오 수장이던 남궁훈 대표(당시)의 말입니다. 카카오가 이렇게 파격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은 건 2021년 불거진 '골목상권 침해' 논란 때문이었습니다. 그때까지 카카오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는데, 그 과정에서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 논란이 2021년 국정감사에서 화두에 오르자 카카오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답했습니다. 계열사 축소는 그 방안 중 하나였습니다. 실제로 카카오는 2022년 계열사 136개를 100여개로 줄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 카카오는 약속 지켰나 =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 계열사 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카카오가 당시 밝힌 목표치를 달성하긴 했습니다. 10월 기준 카카오 그룹의 계열사는 99개로, 논란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로 내려왔습니다.
그러자 각종 미디어들이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해소했다'는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보긴 어렵습니다. 먼저 카카오가 그룹에서 제외한 계열사를 좀 더 냉정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참고: 카카오가 공개한 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2022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제외한 계열사는 78개, 새로 편입한 계열사는 45개입니다. 이에 따라 33개의 계열사가 순감소했습니다. 이 기사에선 제외한 계열사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2022년 5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카카오가 공개한 계열사 제외 건수는 78건입니다. 그중 44건은 골목 상권과 관련이 없는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업종이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계열사에선 23개(29.5%), 게임에선 21개(26.9%)를 계열에서 뺐습니다.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다음으로 많이 정리한 업종도 골목상권과 무관한 헬스케어(7개·9.0%)였습니다. 그렇다면 계열에서 빠진 78개 중 골목상권 침해와 관련이 있는 계열사는 몇개였을까요? 단 21개에 불과했습니다. 업종을 세분화하면 부동산(4개), 모빌리티(4개), 커머스(3개), 교육(2개), 보험(2개), 완구업(2개), 인쇄·출판(2개), 골프(1개), 뷰티(1개)입니다.

문제는 이들마저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정리한 게 아니란 점입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가장 크게 일었던 모빌리티 업종을 예로 들어볼까요? 계열에서 제외된 4개사엔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운영하던 '록앤올', 화물운송 중개 서비스 '위드원스', 그리고 택시 운송업 운영사 '진화'와 '케이엠투'가 있었습니다.
록앤올은 2023년 수익성 문제로 청산 절차를 진행하면서 연결에서 제외됐습니다. 위드원스는 2023년 종속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와 합병했고, 진화·케이엠투는 2024년 종속기업 케이엠원과 합병하며 계열에서 빠졌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상생을 목적으로 정리한 계열사는 카카오헤어샵 운영사 '와이어트'와 문구·장난감 소매 사업자 '에이윈즈' '포유키즈'뿐입니다.
2021년 10월 7일 국정감사에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와이어트, 에이윈즈, 포유키즈를 두고 "골목상권 침해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철수 방향을 해당 CEO와 논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세 기업은 검토를 거친 후 순차적으로 지분을 매각했습니다. 카카오의 '계열사 감축'이 언론의 분석과는 달리 '골목상권 상생'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겁니다.
■ 카카오의 진짜 목적 = 그렇다면 카카오가 몸집을 빠르게 줄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해 8월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인공지능(AI)과 카카오톡을 카카오의 핵심 사업으로 정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핵심 사업과 연관성이 부족한 사업은 추후 효율화 작업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계열사 정리에 속도가 붙은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2024년 11월까지만 해도 카카오 계열사는 122개였습니다. 2022년 5월(136개) 이후 2024년 11월까지 2년 반 동안 순감소한 계열사는 14개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정 대표가 경영 효율화를 발표한 후 1년 동안 무려 23개의 계열사가 줄었습니다.
부진한 AI 사업도 계열사 축소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카카오는 지난 몇년간 AI 서비스의 개발이 지연되면서 고전했습니다. 시장에선 카카오가 AI 내실을 다지고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자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붙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계열사 대폭 축소는 재무 구조 효율화를 통해 AI시대 내실에 집중하겠단 취지로 풀이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신아 대표도 같은 맥락의 발언을 남겼습니다. 10월 13일 정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미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재무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1년 반 동안 속도감 있게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 이뤄냈다"며 "이를 기반으로 하반기부터 AI와 카카오톡의 결합을 통한 혁신을 선보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는 앞으로도 계열사를 계속해서 줄여나갈 방침입니다. 카카오는 연말까지 계열사를 80여개로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지켜봐야 할 행보 = 그렇다면 소상공인과 상생하겠단 약속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골목상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계열사를 정리하겠다는 약속을 카카오는 잊은 걸까요? 카카오 측은 소상공인과 상생하려는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소상공인 통합지원 TF'를 신설해 단계별 맞춤 지원을 제공하는 등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그룹과 계열사 관련 문제는 당시 설립한 독립기구 공동체얼라인먼트(CA) 협의체를 통해 카카오 각 계열사에 권고 의견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카카오는 여전히 골프 사업을 비롯한 교육, 물류, 콜 택시 등 골목상권과 겹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지켜볼 일입니다.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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