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전 자본론 소지했다고 징역 3년…재심 끝에 무죄 선고
【 앵커멘트 】 칼 마르크스의 저서 '자본론'을 아시나요? 군사정부 시절 이 서적을 들고 있었다는 이유로 3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한 서울대생이 있었는데요. 이 남성은 일흔 살을 훌쩍 넘겨 재심 끝에 어제(28일)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김도형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73살 정진태 씨는 42년 전의 일을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1983년 서울대 학생이었던 정 씨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비롯한 여러 서적을 탐독했습니다.
당시 사법경찰관이 이적물을 소지했다며 정 씨를 독서실에서 영장없이 체포했고, 정 씨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모진 고문을 당했습니다.
▶ 인터뷰 : 정진태 / 불법 구금 피해자 - "최소한 5일 정도는 적어도 잠을 한 숨도 못 자게 하고 계속 두드려 패고 진술받고 다시 고치고…."
고문 끝에 허위 자백을 한 정 씨는 재판 과정에서 회유와 강압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습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4월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고, 재심 끝에 어제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자본론은 국내에서 공식 출판되고 널리 연구되고 있는 서적"이라며 "북한 활동에 동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수사기관이 영장주의 원칙도 위배한 만큼 증거 능력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정 씨는 범죄자 굴레 속에 갇혔던 지난 40년 세월을 회고하며 "이제야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정진태 / 불법 구금 피해자 - "2010년 경에 (부모님) 두 분 다 돌아가셨는데 그게 좀 가슴 아프고…. 집사람하고 애들 고생시킨 게 생각나고요."
정 씨는 재심 무죄 판결을 바탕으로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김도형입니다.[nobangsim@mbn.co.kr]
영상취재 : 변성중·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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