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만에 '자본론' 무죄‥"이제야 정식으로 대한민국 국민 된 기분"
[뉴스데스크]
◀ 앵커 ▶
늦게라도 바로잡게 된 일이 또 있는데요.
지금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란 책을 갖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돼 옥살이를 한 서울대생 얘기입니다.
지금은 70대 노인이 되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박솔잎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영화 <변호인>] "학생과 시민 몇 명이 모여서 책 읽고 토론한 게 국보법에 해당하는지 안 하는지 증인은 도대체 뭘 보고 어떻게 판단했습니까, 판단 근거가 뭡니까?"
1981년 부산 지역에서 독서 토론하던 대학생들을 붙잡아 고문 끝에 재판에 넘긴 사건을 다룬 영화입니다.
전두환 신군부는 집권 초부터 민주화를 주도한 대학가 탄압에 열을 올렸습니다.
1983년 2월 서울 동작구에 있는 한 독서실에 사복 경찰들이 들이닥쳤습니다.
복학 준비 중이던 서울대생 정진태 씨가 검거 대상이었습니다.
수사 기관은 정 씨가 갖고 있던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문제 삼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1심 선고는 징역 3년.
재판부는 자본론 소지를 두고 "반국가단체 활동을 이롭게 할 목적이 있다"고 봤습니다.
이후 다섯 달 만에 형이 확정됐습니다.
"고문과 갖은 폭행, 정신적 공포 속에 허위 자백을 했다"는 정 씨 호소는 묵살됐습니다.
재작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조사에 나섰고, 지난 2월 정 씨의 청구로 재심도 시작됐습니다.
재심 결과는 42년 만에 무죄였습니다.
재판부는 "마르크스의 저서는 국내에서 공식 출판되고 있다"며 "서적 내용이 북한 활동에 동조하거나 국가 존립과 안정을 위협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 "민주주의의 근간인 사상과 학문의 자유는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며, "정 씨가 군사정권에 억압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자본론'을 탐독했던 걸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고문 등 가혹행위에 대한 정 씨의 증언도 인정했습니다.
[정진태/'국가보안법 위반' 재심 사건 피고인] "40년 동안 짓눌러 왔던 범죄자라는, 용공분자라는 굴레를 벗게 돼서 정말 다행이고요. 죽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제야 정식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된 기분입니다."
정 씨 측은 이번 판결을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박솔잎입니다.
영상편집: 조기범 / 화면제공: 위더스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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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조기범
박솔잎 기자(soliping_@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5/nwdesk/article/6769761_367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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