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 정부, 시민단체 수사 몰이했지만…대부분 불입건·기소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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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혀진 민족의 영웅을 발굴하겠다며 6260만원을 받아 '윤석열 정권 퇴진운동' 등 정치적 강의 설파."
2023년 6월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비영리민간단체 보조금 감사결과 및 개선방안'에서, 통일운동을 하던 ㄱ단체는 보도자료 첫머리에 대표적 비위 사례로 제시됐다. 1만2천여개 단체의 보조금 314억원 부정사용 실태를 적발했다는 정부 발표를 따라 ㄱ단체의 사례를 앞세운 기사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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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혀진 민족의 영웅을 발굴하겠다며 6260만원을 받아 ‘윤석열 정권 퇴진운동’ 등 정치적 강의 설파.”
2023년 6월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비영리민간단체 보조금 감사결과 및 개선방안’에서, 통일운동을 하던 ㄱ단체는 보도자료 첫머리에 대표적 비위 사례로 제시됐다. 1만2천여개 단체의 보조금 314억원 부정사용 실태를 적발했다는 정부 발표를 따라 ㄱ단체의 사례를 앞세운 기사가 쏟아졌다. 행정안전부는 ㄱ단체 대표를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3년 가까이 흐른 지난 3월 ㄱ단체는 서울동부지검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혐의가 경미해 처벌할 정도가 아니라고 검찰이 판단한 것이다. ㄱ단체가 받아간 보조금이 6260만원에 이른다는 ‘보도자료’와 달리, 실제 지급된 액수는 1500만원이었고, 검찰이 이중 문제가 있다고 본 강연료는 ‘28만3560원’에 불과했다. ㄱ단체 대표는 한겨레에 “보조금을 횡령한 사기꾼으로 만든 바람에 회복할 수 없는 치명타를 입었다”며 “5년간 꾸려왔던 단체가 윤석열 정부 감사 뒤 사실상 공중분해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행정안전부가 ‘보조금 부정수급’ 정황이 있다며 수사의뢰했던 민간단체들 대부분 결국 혐의가 없거나 경미하다는 판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의원실이 28일 행안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익활동 지원사업 수사 의뢰 단체 현황’을 보면, 행안부가 수사 의뢰한 8건은 모두 정식재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8개 단체 가운데 3곳은 입건조차 되지 않았고, 3곳은 혐의가 경미해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했다.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공판 없이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 등을 부과하는 간이 형사절차)을 받은 단체는 1곳뿐이다. 나머지 1곳은 수사 의뢰 이후 3년째 수사 중이다.
기소유예·약식명령으로 문제가 확인된 보조금 사용 액수도 수사의뢰된 액수의 10분의 1에 그쳤다. 당시 행안부는 8개 단체가 총 1억3070만원을 부정수급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수사기관과 법원이 부정사용으로 판단한 돈은 1274만원이었다. 특히 행안부가 총 7849만원을 부정수급했다며 수사 의뢰한 대표적인 시민단체 3곳(나눔코리아, 도시마을공동체, 하나사랑협회)은 모든 지원금이 적법하게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비영리 단체 보조금 감사는 당시에도 비판적인 단체를 솎아낼 목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후 정부의 지원대상 단체 목록에는 보수성향 단체들이 추가됐다. 행안부는 2023년 보수성향 언론단체인 ‘공정미디어연대’의 ‘가짜뉴스 아웃(OUT) 팩트체크’ 사업에 3100만원을 지원했다. 2024년에는 5·18 북한군 개입설·부정선거론 등을 유포해온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의 ‘국민 안보 의지 강화’ 사업에 2400만원을 지원했다. 이 단체는 12·3 내란사태 열흘 뒤 “윤석열 대통령을 하이에나 무리들과 혼자 싸우게 둘 수는 없다”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보조금 통합 관리 지침에 따라 부정수급이 있다고 판단되면 의무적으로 고발하게 되어있다”며 “결과가 이렇게 나왔기 때문에 수사 의뢰보다는 지원을 배제하는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성회 의원은 “정부에 비판적인 민간단체에는 비리 누명을 씌우고, 극단적 보수성향 단체에는 지원금을 주는 윤석열 정부 시절 행안부의 행태가 드러났다”며 “행안부의 민간단체 지원이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 심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사업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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