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지증명에 BRT까지...제주 주차·교통정책 흔들흔들
도민들도 혼선 ‘일관성 있는 정책 절실’

전국 최초로 도입한 차고지증명과 양문형버스를 포함한 섬식정류장 사업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교통정책에 대한 혼선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7일 열린 주간 혁신성장회의에서 서광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동광로 BRT 고급화 사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BRT 고급화는 2017년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서 도입한 대중교통 체계 개편의 후속 격이다. 기존 중앙 및 가로변차로를 전용차로로 통합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민선 8기 도정은 이를 위해 전국 최초로 섬식정류장과 양문형버스를 도입했다. 올해 5월 신제주 입구에서 광양사거리로 이어지는 서광로 3.1km 구간에서 첫 운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는 버스 이동 속도가 향상되는 등 효과가 뚜렷하다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승용차 교통체증도 나타나지 않는다며 정책 추진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반면 개통 후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느닷없이 '도민 불편이 있다'며 동광로 공사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공직 내부에서도 지방선거를 고려한 정무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전가됐다. 사업 중단으로 가로변차로(동광로 등)와 중앙차로(중앙로·공항), 버스전용차로(서광로-섬식정류장), 일반차로가 뒤섞인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동광로에 투입될 양문형 버스도 예정대로 들어온다. 제주도는 이미 양문형버스 100대를 도입했다. 연말까지 43대를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 내년에도 28대가 배치된다.
이미 투입된 실시설계비는 15억원, 서광로 공사비는 87억원이다. 동광로 63억원을 포함해 총공사비는 318억원이다. 1대당 3억7800만원인 양문형버스 구입은 별개다.

반면 섬식정류장의 등장으로 도로와 신호체계가 복잡해지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2단계 공사 중단으로 버스의 신속성과 편의성 확보라는 당초 취지도 무색하게 됐다.
교통정책에 대한 신뢰성과 일관성도 부담이다. 제주도는 앞선 3월에 주차정책의 핵심인 차고지증명제를 폐지에 가까운 수준으로 완화 시켰다.
차고지증명은 태생적으로 차량 등록을 어렵게 하는 억제 정책이다. 반면 형평성과 실효성 논란 속에 제주도는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결단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개인 차량 등록을 완화하면서 대중교통 이용을 권고하는 모순된 상황이 펼쳐졌다. 서광로 버스 이동이 빨라졌지만 노선간 연계가 이뤄지지 않아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당초 버스전용차로 도입은 외곽환승센터 설치와 도심지 주차요금 인상, 주차단속을 병행하는 수용 관리 측면에서 접근했다. 반면 지금껏 통합된 정책 추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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