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표 향한 ‘부자 프레임’…이런 마인드론 집값 못 잡는다 [핫이슈]

김인수 기자(ecokis@mk.co.kr) 2025. 10. 2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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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지역 주택소유도
투기로 몰아붙이는 여권
다주택 보유를 범죄시해
지방 소멸 가속화한
정책 잘못부터 반성을
여당으로부터 ‘부동산 부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솔직히 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몇몇 언행이 불편하다. 계엄이 시대적 명령이라고 했던 발언이나, 구속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게 그런 경우다. 그는 면회 뒤에 “(윤 전 대통령이)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는 말도 했다. 제1 야당 대표가 이렇게 국헌 문란의 비상계엄과 그 책임자를 옹호하는 행태를 보여도 되나 싶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에 대한 비합리적인 비판까지 편들 생각은 없다. 나는 여당과 대통령실이 장 대표의 다주택 보유를 이유로 그를 “부동산 부자”라며 “투기 자산을 정리하라”고 공격하는 행태 역시 못내 불편하다.

장 대표 부부가 온전히 보유하고 있는 주택은 오피스텔 포함해 네 채다. 이 밖에도 경기도 안양에 있는 아파트는 10분의 1 남짓한 지분을, 경남 진주에 있는 주택은 5분의 1 남짓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이유로 대통령실 관계자는 “머리와 발이 따로 사느냐”고 했는데, 이해하기 어렵다.

우선 장 대표 부부가 온전히 보유하고 있는 주택 4채 중 2채는 충남 보령에 있다. 이곳은 인구 감소 지역이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8월 인구감소지역 뿐만 아니라 인구감소의심지역까지 추가로 주택을 사라고 권한 바 있다. 그러면 세 혜택을 준다고 했다. 지방 소멸을 막으려는 조치였다. 그런데 이 지역에 야당 대표가 주택을 갖고 있다고 “부동산 부자”라면서 투기꾼 취급하는 게 합리적인가.

누구든 네이버 부동산에 들어가면 주택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충남 보령 아파트(전용면적 85㎡ 기준)는 매물 가격이 1억 2500만원이다. 게다가 보령은 장 대표 지역구다. 여기에 집을 가진 게 투기인가. 더구나 다른 한 채는 20평형대 단독주택이다. 그의 노모가 거주한다고 했다. 이 집을 보유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게 도덕적으로 과연 옳은가.

서울에 장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주택 역시 네이버 부동산에서 같은 단지의 매물 시세를 확인할 수 있다. 구로구 아파트(116㎡ 기준)는 7억 5000만원 수준. 국회 인근 오피스텔(전용면적 29㎡ 기준)은 1억 8500만원 수준이다. 구로구 아파트는 장 대표가 실거주한다고 하고, 국회 인근 오피스텔은 그가 국회의원이고 야당 대표이니 투기로 보기 어렵다. 이 밖에 장 대표 배우자가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 역시 네이버 매물 시세에 그 지분 비율을 곱하면 가치를 짐작할 수 있다. 서울 강남권에 주택을 보유한 민주당 의원들은 비록 1주택자라고 해도 주택 재산 가치가 훨씬 높을 것이다. 굳이 “부동산 부자”를 골라야 한다면 후자일 것이다.

솔직히 말해 부동산 시세 차익이 목표라면 장 대표처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평균(15억 5000만원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는 건 좋은 전략이 아니다. 다주택자는 세금이 무겁기 때문이다. 반면 1주택은 세금 혜택이 절대적이다. 그래서 ‘똘똘한 한 채’가 재테크의 기본이 된 것이다. 소위 ‘상급지’라 불리는 곳에 한 채를 가지는 게 재테크의 기본 전략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지방 주민들도 지방 주택을 팔고 빚을 내서 서울 아파트를 산다. 서울 주민들 역시 기존 아파트를 팔고 조금이라도 더 상급지로 불리는 곳으로 옮겨가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보다 상급지로 인식하는 곳일수록 집값은 더 올랐다. 이 생태계의 맨 위에 있는 강남 집값은 폭등했다. 반면 지방 집값은 하락했다. 지방의 주택을 팔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방 소멸이 가속화됐다. 서울 집중화가 가속화됐고, 서울과 지방 격차가 확대됐다.

이렇게 된 데에는 민주당 정권인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책임이 크다. 그들은 다주택자를 투기꾼 취급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폭탄을 투하했다. 가격이 훨씬 비싼 1주택을 가진 사람들보다 훨씬 높은 세금을 매겼다. 부동산 부자들이 세금을 덜 내게 된 것이다. 이런 역진적 부동산세를 만든 나라는 선진국 중에서 대한민국뿐이다. 이런 잘못된 세금 정책은 소위 ‘똘똘한 한 채’ 현상, 그리고 지역을 이른바 상급지와 하급지로 나누는 현상을 부추겼다.

민주당과 대통령실이 굳이 부동산 부자를 논하고 싶다면, 주택 가치의 총합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지금 하듯이 주택 수가 많다고 부자·투기꾼이라고 규정하면 ‘1주택 부자’가 ‘다주택 중산층’보다 더 큰 혜택을 보게 된다. 중산층이 정책적으로 차별을 받고 공격까지 받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여당의 야당 대표 공격에 대해 “마이바흐 타고 벤틀리 타는 사람들이 집에 중형차 한 대, 경차 한 대, 용달 한 대, 오토바이 한 대 있는 사람한테 차가 4대라고 공격하는 느낌”이라고 했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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