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보이스피싱 통합 대응단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2025. 10. 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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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 1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월까지 피해액은 886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연간 피해액 8545억원을 넘는 수치로 이 추세라면 연말까지 최소 1조2000억원 이상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보이스피싱이 과거 몇 십만 원에서 몇백 만원 규모의 단순 전화 사기 행태에서 벗어나 이젠 개인 1명이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 억원을 어쩌다 '전화 잘 못 받은 죄'로 한순간에 날리게 되는 사회적 재앙으로 고착화한 것이다.

고액 피해자들은 대부분 50~60대 이상의 장년, 노인층이다.

IT 기반 상식이 젊은 세대들보다 떨어진데다 범인들이 가족이 연루되면 처벌을 자녀까지 모두 더 크게 받게 된다며 공갈과 협박을 하는 바람에 일단 꼬임에 넘어가면 전 재산을 날리게 될 정도로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최근 만연하는 수법은 금융감독원과 검찰을 사칭하며 '명의 도용으로 피해를 보게 됐으니 대출을 받아 방문한 직원에게 돈을 건네주라.'라고 하며 돈을 갈취하는 방법이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범인으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한 상태에서 2~3일간 지시를 따르며 은행에서 돈을 대출해 범인들에게 건네게 된다. 돈을 건넨 후에서야 범인과 연락이 두절되고 제정신을 차린 후에는 이미 수천, 수억원의 소중한 자신들의 재산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금전 사기 범죄가 아니다. 한 가정이 무너지고 절망한 사람들이 극심한 자책감을 느낀 나머지 자살을 하며 생을 끝내는 경우까지 있다. 한 국가의 건강한 사회 질서를 무너뜨리는 무서운 범죄인 것이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경찰이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한 범정부 통합 대응 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출범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이다.

이 통합대응단에는 금융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금융감독원, 금융보안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보이스피싱 관련 기관들이 모두 참여한다. 각 기관은 전문 인력을 파견해 경찰과 협조해 범죄 예방 및 피해 구제에 나설 예정이다. 이곳에 신고·제보가 접수되면 즉시 금융기관과 통신사 직통 회선을 통해 신속하게 추가 피해를 예방하게 된다.

통합대응단에 거는 기대는 크다. 대응단이 출범하기 전에 피해자들은 경찰과 은행 등을 돌며 신고에만 2~3일, 심지어 3~4일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 사이 범인들은 사취한 돈을 갖고 잠적해버리는가 하면, 수표를 현금화해 달아나는 등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통합대응단이 출범하면 신고 즉시 시스템이 가동하면서 피해자들이 종전처럼 신고 때문에 돌아다니며 헛수고를 하는 일이 덜어지게 됐다. 피해 신고만으로도 즉시 계좌를 차단하고 수사가 개시된다. 대응단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다.

차제에 은행권의 자체 감시 시스템의 보강을 권하고 싶다. 보이스 피싱 피해자들은 대부분 은행에 직접 가서 현금이나 수표를 인출해 범인에게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일선 은행에서 세밀한 감시 체계가 작동한다면 범행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갑자기 노인이 창구에서 거액의 현금이나 수표를 인출한다면 일선 창구 직원들은 당연히 의심을 하고 지급을 중단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를 간과해 그동안 많은 피해자가 생겼다.

온종일 고객을 상대하는 은행 직원들 탓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사회 문제화한 이상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기존 배치된 청원경찰의 활용과 함께 일선 은행 창구에 특별 전담 감시 인력을 배치해 사전에 범행을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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