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강태오

아레나옴므플러스 2025. 10. 2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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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누군가를 색으로 정의하는 습관이 있다. 배역의 색을 물으면 거침없이 답하지만, 현재 본인의 색은 무엇인지 묻자 긴 고민 끝에 ‘회색’이라고 말한다. 작품을 위해 자기 자신은 기꺼이 그림자처럼 감춰버리는, 요령 없이 연기하고 현장이 가장 행복하다는 강태오를 만났다.
코트·팬츠 모두 아미, 슬리브리스 톱 노이스,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라우스·팬츠 모두 디올 제품.
"현장에 가면 준비한 것들을 펼칠 수 있잖아요. 중요한 장면을 찍으면서 기분이 풀려요.
큰 산 하나를 넘었다는 생각에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재킷·셔츠·팬츠 모두 잉크 제품.

 화보 촬영 전에 잘 안 먹는 편이라면서요. 지금도 공복 상태인가요? 
오늘은 간단히 먹고 왔어요. 왠지 두부가 당기고 부담도 없는 음식이라 모두부 하나 간장에 찍어 먹었습니다. 

몇 시간이 지났으니 배고플 때예요. 당장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면요?
바삭바삭하게 부친 파전이요.(웃음) 원래 전을 좋아해요. 저 장떡도 잘 만듭니다. 스케줄 때문에 요리를 자주 못하지만 막상 하면 나름대로 맛있어요. 

촬영하면서 현장을 굉장히 사랑하는 게 느껴졌어요. 스튜디오에 도착하자마자 "떨린다"고 하거나 틈틈이 "재밌다"고 말하거나. 데뷔한 지 13년 차인데 여전히 초심을 유지한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런가요? 사실 평소보다 컨디션이 떨어져서 걱정했어요. 근래 드라마 촬영 일정으로 밤낮이 바뀌고 체력 관리가 잘 안 됐거든요. 피곤한 티가 안 났다니 다행이네요.

평소에는 더 기운찬 모습인가요?
"가보자!" 같은 말을 외칠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보다 활기 있는 편이에요.(웃음) 생각해보니 최근에 차분해졌다는 얘기를 좀 들었네요. 촬영 중인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에서 배역이 수심에 찬 세자라서 그럴 수도 있어요.

어느 정도 연차 있는 배우로서 진중해 보인다는 말은 반갑지 않나요?
맞아요. 예전보다 무게감 있어 보이는 것 같아서 내심 반가웠어요. 할 수 있는 배역의 폭도 넓어질 테니까요. 

전역한 지 어느덧 1년 반이 지났어요. 복무 기간만큼 시간이 지난 셈인데, 여전히 바른 생활을 이어가고 있나요? 
규칙적인 일상은 정확히 한 달 갔어요.(웃음) 스케줄이 생기면서 와르르 무너졌죠. 쉽지 않더라고요.

군대를 '인생 2막'이라고 표현한 적도 있어요. 
군대는 개인적으로나 연기 인생에 있어서나 시기가 절묘했어요. 1년 반 동안 공백기를 가지면서 20대를 잘 보내고 30대를 준비하는 시간이었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좋은 평가를 받은 이후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에 대해 고민하는 기회가 됐죠. 

여러모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네요. 앞서 살짝 이야기한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는 <조선로코 - 녹두전> 이후 약 6년 만에 촬영하는 사극이에요. 과거 '차율무' 역이 아직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만큼 이번 작품도 기대를 모으고 있어요. 
저도 가끔 팬들의 반응을 찾아봐요.(웃음) 꽤 많은 분들이 사극을 또 해주길 바라시더라고요. 그만큼 부담감도 느껴요. 기대가 높을수록 실망도 커질 수 있으니까. 현장에서 즐기면서 잘 촬영하고 있으니 좋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다르게 느끼거나 연기한 점이 있을까요?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 촬영 전에 <조선로코 - 녹두전>을 다시 봤어요. 특별히 다르게 표현하려고 한 건 없어요. 같은 사극이라 해도 시대나 캐릭터,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인물의 개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거라고 생각했죠. 단지 이번 작품에서는 어떻게 '이강'을 묘사할지 집중했어요. 

이강을 표현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강은 인물의 서사가 뚜렷해요. 빈궁이 죽고 어머니도 시해당하죠. 일련의 사건에 복수심을 품고 기회를 엿보는 인물이고, 어느 날 빈궁을 빼닮은 부보상이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전개돼요. 머릿속에 계속 그림을 그리면서 일상에서 TV 보다가 한 번, 대본 보면서 또 한 번 반복적으로 캐릭터를 떠올렸어요. 미리 연습하고 준비한 건 액션 신과 승마예요. 말 타는 장면이 종종 나오거든요. 

<조선로코 - 녹두전>을 계기로 종종 말 타기도 즐기잖아요.
맞아요. 작품 이후 재미도 붙고 연이 닿아서 종종 타러 갔어요. 배운다기보다 분기별로 한 번씩 놀러 가는 정도였죠. 취미로 즐기는 승마와 작품에서 말 타는 건 또 다른 느낌이라 이번에 수업을 받았어요.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라고 알고 있는데, 곧잘 배웠나요?
승마가 은근히 전신운동이에요. 중심 잡는 것을 비롯해 안쪽 허벅지 힘도 중요하죠. 처음 제대로 타면 허벅지가 엄청 아플 수도 있어요.(웃음) 그래도 몇 번 타봤다고 다행히 즐겁게 배웠어요. 뚜벅뚜벅 걷는 평보, 박자감 있게 움직이는 경속보, 속도감 있게 걷는 구보 등을 익혔죠. 

보통 캐릭터에 몰입하는 자신만의 방법도 있나요? 
만약에라도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상상은 하기만 해도 슬프잖아요. 그런 식으로 극의 상황을 실제로 여기고 믿으려고 해요. 옛날에 연기 수업 받을 때도 임하는 태도는 비슷했어요. 선생님이 주어진 상황을 던지면 그걸 정말 믿는 거죠. 믿은 상태에서 표현하고 애드리브 대사를 하면서 즉흥 연기를 했어요. 그때 영향으로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몰입하는 정도가 높은 것 같아요. 

연기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만만치 않게 느껴져요.
물론 몰입이 어려울 때도 있어요. 예를 들어 극 중에서 괴로운 상황이 닥쳤는데 그걸 믿더라도 개인적으로는 슬프지 않을 수 있잖아요. 그럴 때는 대체 수단을 쓰죠. 다른 슬픈 생각을 한다든지, 기술적으로 접근해요. 호흡을 이용해서 울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거죠. 

상대인 김세정 배우와 호흡은 어땠어요?
틈날 때마다 이야기 나누고, 소통하려고 했어요. 극 중 영혼이 바뀌는 설정이 있거든요. 각자 배역은 물론이고 세정 씨는 이강 역을, 저는 세정 씨가 많은 '박달이' 역도 준비해야 했어요. 영혼이 바뀌니까 일관된 연기를 위해 말투나 표정 등을 많이 공유했죠. 서로 모니터 사진을 찍어두고 표정 연습을 하기도 했어요.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도 있나요? 
사극이라서 지방 촬영이 많았어요. 며칠 촬영이 이어지면 숙박도 하고, 일찍 끝난 날은 배우들과 술 한잔하거나 문경카트월드 가서 카트도 탔어요. 사극 찍을 때는 한정된 공간에 머물게 돼서 더 돈독하고 끈끈해지는 느낌이에요. 현장 분위기도 좋았어요. 감독님, 스태프들, 배우들끼리 모여서 농구도 하고, 감독님이 헬스장 가자고 하셔서 같이 운동도 했죠. 실은 가끔 도망가기도 했어요.(웃음) 감독님 체격이 큰 편이고, 같이 운동한 배우 윤상조도 몸이 장난 아니거든요.

니트·셔츠·팬츠·슈즈 모두 페라가모 제품.
"노련하지 못한 걸 수 있지만 정공법으로 부딪히는 게 더 쉽게 느껴져요.
제대로 준비해놓으면 감독님이 무언가 요구하실 때
감정과 상황에 더 집중할 수 있죠."
집업 재킷·쇼츠 모두 YCH,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작품을 찍을 때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즐겁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순간이 있었나요? 
이번에는 작품을 앞두고 겁도 조금 났어요. 영혼이 바뀌는 연기는 처음이었고, 상대 역인 박달이는 충청도 사투리까지 쓰거든요. 심지어 사투리 연기도 첫 도전이었죠.

첫 사투리 연기는 어땠나요?
처음에는 어려웠어요. 감독님께도 잘하고 있는 건지 재차 확인을 했죠. 적응되니까 할수록 재밌더라고요. 나중에는 몸 바뀐 인물 연기할 때가 오히려 즐거웠어요. 

여전히 누군가를 색으로 정의하는 걸 즐기는 편인가요?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 속 세자를 색으로 표현한다면요?
모두 누군가를 처음 만나거나 함께하면서 그 사람의 결이나 성향을 파악하잖아요. 저는 색으로 그걸 표현하는 편이에요. 일차원적일 수 있지만 세자인 이강은 강물 색깔 같아요. 바다나 강은 날씨에 따라 물빛이 달라지잖아요. 장마철에 한강은 우중충하고 왠지 스산한 느낌이 드는 회색으로 보이죠. 요즘처럼 날 좋은 가을이나 화창한 봄에는 푸르게 보이기도 하고요. 강이도 그래요. 달이와 있을 때는 맑은 강처럼 보이지만, 정치적으로 대립되는 상황에서는 무서운 검은빛이 돌죠. 주변 환경과 사람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표현되는 인물이에요.  

그럼 현재 강태오는 무슨 색인가요? 
음 지금은 회색이요. 요즘은 배역에 몰입하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스스로 무슨 색인지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감자연구소> 이후 연달아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를 찍으면서 작품에 계속 힘을 쏟았거든요. 나의 존재감보다 캐릭터가 잘 드러나는 느낌이라 회색으로 정했습니다.(웃음)

프로다운 대답이네요.(웃음) 평소 작품을 맡고 캐릭터를 준비할 때 습관이 있나요?
요즘 드라마는 짧으면 10부작, 아니면 12부작이나 14부작 정도 되잖아요.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할 때 대본이 4부 정도는 나와요. 그전에 모든 분량의 대사를 외우고 시작해요. 어떤 신을 들어가도 바로 할 수 있게 웬만하면 대사를 다 숙지해두려고 해요.

멋진 습관인데요. 기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연기에 몰입할 수 있잖아요.
사실 힘들어요. 그래도 마음은 편해요. 노련하지 못한 걸 수 있지만 정공법으로 부딪히는 게 더 쉽게 느껴져요. 제대로 준비해놓으면 감독님이 무언가 요구하실 때 감정과 상황에 더 집중할 수 있죠.

배우로서 성취감과 부담감은 늘 공존할 텐데, 균형을 맞추는 자신만의 방법도 있나요? 
시기가 중요해요. 작품 촬영이 결정되면 시작하기 전까지 부담감이 80% 정도 돼요. 그걸 이겨내면서 촬영을 잘 마무리하고, 공개된 작품을 보잖아요. 그럼 그때 성취감이나 보람을 60~70% 정도 느껴요. 홍보 활동하고, 좋아해주는 팬들이나 시청자 보면서 왔다 갔다 자연스럽게 균형을 찾아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법도 있어요?
최근에 깨달았어요. 현장에 가니까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워커홀릭'이네요. 
집에 있으면 고뇌하는 시간이 많아요. 빨리 대본을 숙지해야 하고, 어떻게 연기하고 캐릭터를 해석해야 할지 생각이 늘어나죠. 그러다 현장에 가면 준비한 것들을 펼칠 수 있잖아요. 중요한 장면을 찍으면서 기분이 풀려요. 큰 산 하나를 넘었다는 생각에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늘 겸손하고 자신을 객관화하려는 모습 등 강태오를 단단히 잡아주는 삶의 태도는 어머니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느껴져요. 어머니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말씀하신 그대로예요. 평소 가치관이나 태도는 모두 어머니로부터 배웠어요. 지금도 명절에 본가를 가거나 통화할 때면 항상 감사해야 한다고, 주변에 잘 베풀어야 한다고 말씀하시죠. 그렇게 교육받았고 습득했어요. 그게 여전히 저를 지탱해줘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화보 촬영에 앞서 진행한 영상 인터뷰에서 버킷 리스트가 있다고 했어요.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요. 
번지점프요. 정말 하고 싶은데 너무 무서워요. 고소공포증이 있거든요. 그래서 버킷 리스트예요.(웃음) 두려운 마음을 떨쳐내고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껴보고 싶어요. 그리고 혼자 해외여행 가는 거요.

아직 혼자 여행 떠난 적이 없다니 의외예요. 
혼자 여행도 조금 무서워요. 은근히 겁쟁이입니다.(웃음) 새로운 것에 잘 적응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익숙한 걸 선호하고 새로운 걸 두려워하는 면이 있어요. 

올해는 작품을 하면서 바쁘게 시간을 보냈어요. 남은 연말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요? 
병원을 한 바퀴 싹 돌 거예요.(웃음) 건강검진도 받아야 해요. 운동도 다시 규칙적으로 하면서 몸 관리하고, 오랫동안 못 본 사람들도 만나고.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그리고 연말이 지나면 또다시 열심히 일해야죠.

재킷·이너 니트 모두 렉토 제품.

CREDIT INFO

Editor 김지수
Photographer 김태환
Stylist 김이주
Hair 문현철
Make-up 하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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