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da, To The Sum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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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프랑스 샤모니에서는 한국인 여섯 명이 알프스산맥을 넘고 있었다. 전 세계 트레일 러너의 꿈으로 통하는 울트라 마라톤 대회 'UTMB'에 출전한 러너들이다. 짧게는 15km, 길게는 174km를 달린 이들은 최대 9900m의 상승 고도를 쌓으며 완주에 성공했다. 이번 UTMB에 참가한 여섯 러너에게는 국적 외에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노다를 신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노다를 소개 중인 편집숍 '아웃오브올'은 UTMB에 도전하는 이들을 위해 노다의 트레일 러닝화를 준비했다. 물론 대회 기간 알프스산맥을 넘던 수많은 러너들 사이에서 노다를 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노다는 지금 전 세계 트레일 러너들이 가장 주목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올해로 창립 5년 차에 불과한 노다는 어떻게 지금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 노다는 2021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출발했다. '북쪽에서 왔다'는 뜻을 이름에 담은 노다는 방패 모양 엠블럼을 상징으로 삼았다.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노다를 창립한 닉 마티리, 윌라 마티리는 부부이자 오랜 러닝 파트너다. 두 사람이 트레일 러닝을 즐기던 곳은 '캐나디안 실드', 우리말로는 '캐나다 순상지'로 알려진 거대한 암석지대다. 닉과 윌라는 노다를 만들기 수십 년 전부터 신발 제조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전문가다. 그리고 2020년,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봉쇄되자 두 사람은 오래도록 꿈꾸던 일을 현실로 바꿀 기회로 삼았다.
두 창립자는 각자 20년 넘게 쌓아온 경험과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전 세계 운동선수, 장인, 소재 전문가와 줌 미팅을 진행하며 새로운 신발을 준비했다. 목표는 명확했다. 세상에 없던 트레일 러닝화를 만드는 것. 캐나다의 암반지대에서 영화 35℃부터 영상 35℃까지 혹독한 테스트를 거쳤고, 2021년 노다의 첫 신발 001이 탄생했다. 지금까지 출시된 노다 시리즈는 총 다섯 개. 노다의 신발 모델명은 피보나치 수열을 따른다. 001과 002가 출시되었고, 그다음으로 앞의 두 모델명을 합쳐 003, 005, 008 순으로 이어진다. 노다는 트레일 러닝화를 만들 때 한 가지 명확한 기준을 세운다. 1000km를 달릴 수 있는 신발. 1000km는 내구성을 숫자로 나타낸 지표이기도 하지만, 노다가 강조하는 지속가능성과도 맞물린다. 한 신발을 오래 신는 것이 가장 친환경적인 방법이라 믿기 때문이다.






더 가볍게, 더 빠르게, 더 강력하게
올해 8월 노다의 새로운 트레일 러닝화가 출시됐다. 바로 001A다. 최근 001A 론칭을 위해 UTMB 현장을 찾은 창립자 닉 마티리는 신발을 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더 가볍게, 더 빠르게, 더 강력하게." 새로운 모델은 2021년 공개 이후 브랜드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한 001에 'A'를 덧붙여 탄생했다. 달라진 이름에서 눈치챌 수 있듯 001A의 핵심은 아니텔 소재로 새로워진 미드솔이다. 아니텔은 005에 처음 도입됐다. 노다가 005를 '레이스 데이 슈퍼 슈즈'라고 설명하는 이유 역시 이 아니텔(Arnitel®) 소재에 있다.
아니텔은 폴리에스터 기반의 고무 소재로, 유연하고 튼튼하면서도 극심한 온도 변화에도 성능을 잃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러너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반발성이 뛰어난데, 발을 디딜 때마다 신발에 가해진 에너지 70%를 반환한다. 실제로 착용하면 카본 플레이트를 삽입한 레이싱화에 버금가는 탄성을 자랑한다. 그 결과 001A는 기존 모델에 비해 30% 향상된 반발력을 갖췄다. 001A에는 노다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다이니마 소재도 사용됐다. 다이니마는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섬유 중 하나다. 같은 두께라면 강철보다 내구성이 뛰어나 주로 텐트, 돛, 방탄복에 사용된다. 다이니마로 신발을 만들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많은 브랜드가 다이니마를 주목했지만, 재료 특성상 여러 조각을 하나로 엮는 것이 매우 까다로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노다는 레이저 라미네이팅 기법을 사용해 이음매 없이 신발의 윗부분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서 또 하나의 장점이 생긴다. 이음매 없이 어퍼를 이어 붙인 덕분에 여러 부품을 덜어낼 수 있었고, 이는 자연스레 경량화로 이어졌다. 001A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메가 그립 라이트베이스다. 지면에 닿는 솔플레이트에는 비브람이 개발한 메가 그립 라이트베이스를 탑재했다. 신발을 뒤집으면 촘촘한 등고선 위에 'ㄱ'자 부메랑을 양각으로 새긴 듯한 형태의 아웃솔이 눈에 들어온다. 이는 노다가 탄생한 몬트리올의 지형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결과물. 그 기능성 역시 러너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중인데, 젖은 이끼 위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는 강력한 그립감을 제공한다.
노다가 설득하는 방식
비가 내린 지난 10월 3일 개천절, 노다를 신은 20명의 러너가 남산 아래 모였다. 이날은 'What's Your norda™?'라는 이름으로 러닝 이벤트가 열렸다.

러너들은 저마다 가장 좋아하는 노다 모델을 착용하고 도심과 산길을 달렸다. 노다를 초창기부터 지켜봐오던 러너들은 001을 시작으로 002, 003, 004, 005, 008, 그리고 새롭게 출시된 001A를 착용하며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이날 001A를 처음 신은 러너들은 "새롭게 바뀐 미드솔 덕분에 한결 발이 편해졌다" "반발력이 높아져 더 오랜 거리를 빠르게 달릴 것 같다" 등의 피드백을 남겼다.
노다의 모든 신발은 각기 역할을 부여받아 탄생했다. 001이 안정성을 앞세웠다면, 002는 경량성에 초점을 맞춰 빠르게 달리는 레이서에게 추천한다. 003은 슬립온 형태로 러너가 일상 속에서 회복하는 데 집중했고, 005는 경량화와 반발력에 중점을 둬 슈퍼 레이스에 나서는 선수들을 위해 완성했다. 008은 노다 최초의 슬라이드로 발에 누적된 피로를 씻기 위해 제작했다. 노다가 신발을 만드는 과정은 레이싱카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최고의 소재로 최고의 물건을 만드는 것. 더 빨리, 더 멀리 달리는 데 방해된다면 모조리 덜어낼 것.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있다면 호객은 필요 없다. 어떤 분야든 최고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마련이니까. 이것이 노다가 전 세계 트레일 러너를 설득하는 방법이다.
Editor 주현욱
Cooperation 아웃오브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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