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골프장'의 유명무실…동양레저가 '고인물'이 된 진짜 이유 ①

권혁재 2025. 10. 21. 16: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MHN은 파인크리크·파인밸리CC 운영사 동양레저의 경영 실태를 진단하는 기획 기사를 연재합니다. '명문 골프장'이라는 명성과 달리,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핵심 사업의 불안정성 등 기업의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동양레저가 운영하는 파인크리크CC(경기도 안성)와 파인밸리CC(강원도 삼척)는 모두 동양생명보험 소유 부지에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불투명하고 정체된 시스템을 방치한다면, '명문 골프장 운영사'라는 명성은 '위험한 기업'이라는 오명으로 남게 될지 모른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양레저 경영 시스템 붕괴 '경고등'…'명문'은 옛말
파인크리크, 파인밸리 성장은 멈췄다

 

[편집자주] MHN은 파인크리크·파인밸리CC 운영사 동양레저의 경영 실태를 진단하는 기획 기사를 연재합니다. '명문 골프장'이라는 명성과 달리,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핵심 사업의 불안정성 등 기업의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본지는 동양레저가 성장을 멈추고 '고인물'이 된 원인을 심층 분석하고자 합니다.

 

(MHN 권혁재 기자)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골프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급성장했다. 젊은 세대가 대거 유입되고 프리미엄 리조트형 코스가 주목받는 등 글로벌 수준의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하지만 파인크리크·파인밸리CC를 운영하는 동양레저(대표 강선)의 시간은 멈춰있다. 겉모습은 평온해 보이지만, 내부는 낡은 시스템으로 병들고 있다.

닫힌 의사결정 구조, '자격 미달 감사'가 방치한 경영 부실
동양레저의 이사회는 총 9명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사외이사는 단 한 명도 없다. 골프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사 역시 전무하다. 경영을 감시해야 할 감사는 비상근 1명뿐인데, 더 큰 문제는 그의 자격 자체에 있다.

MHN 취재 결과, 현 이의송 감사는 홍석윤 이사회 의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오시오디바이스'의 전무이사로 확인됐다. 서류상으로는 홍 의장을 '공신세미콘닥터 대표'로, 이 감사를 '오시오디바이스 전무이사'로 표기해 관계없는 것처럼 보이게 했지만, 사실상 '고용주'가 '감시자'를 임명한 셈이다.

이는 감사의 독립성을 규정한 상법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이자 주주를 기만하는 행태다. 더욱이 이 감사가 소속된 회사는 동양레저의 지분 2.4%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상장사의 경우 이러한 이해충돌을 막기 위해 감사의 주주 겸직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감시자가 아닌 '한통속'인 감사가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할 리 만무하다.

그 결과, 이해상충 소지가 다분한 안건들이 이사회를 무사통과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6월, 관계사 파인영농의 토지 6필지 매입 안건은 어떠한 외부 검증도 없이 일사천리로 의결됐다. 토론의 장이 되어야 할 이사회는 '거수기'로 전락했고, 과반(56.8%)이 넘는 소액주주의 목소리는 경영에 전혀 닿지 않고 있다. 이는 동양레저가 발전 없이 정체된 '멈춘 회사'임을 방증한다.

1년 넘게 표류한 임대차 계약, 위태로운 사업 기반
비정상적인 이사회는 회사 운영 전반의 부실로 이어졌다. 동양레저가 운영하는 파인크리크CC(경기도 안성)와 파인밸리CC(강원도 삼척)는 모두 동양생명보험 소유 부지에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핵심 자산인 이 부지의 임대차 계약이 2024년 7월 만료된 후, 1년이 넘도록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말까지 '임시 연장'으로 위태롭게 운영을 이어왔을 뿐이다.

계약 갱신이 지연되면 임대료 인상분이 소급 적용될 수 있어 상당한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회사는 '합리적 추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관련 충당부채를 재무제표에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주주와 시장은 핵심 사업 기반이 흔들리는 심각한 리스크를 파악할 방법조차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골프장 운영사가 부지 소유주와 협상을 1년 넘게 매듭짓지 못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는 기업 존속의 불확실성을 드러내는 위험 신호"라고 지적했다.

겉은 푸르지만, 속은 멍든 기업
가을이 깊어가는 파인크리크CC의 잔디는 평화롭고 푸르다. 하지만 그 아래 기업 시스템은 완전히 멈춰 섰다. 전문가 없는 이사회와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가 동양레저의 미래를 잠식하고 있다.
푸른 잔디가 잘 자라려면 건강한 흙과 깨끗한 물, 그리고 햇빛의 균형이 필요하듯, 기업 역시 견제, 투자, 투명성이 조화를 이뤄야 지속 가능하다. 동양레저는 그 균형을 잃었다. 이처럼 불투명하고 정체된 시스템을 방치한다면, '명문 골프장 운영사'라는 명성은 '위험한 기업'이라는 오명으로 남게 될지 모른다.

사진=동양레저

Copyright © MH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