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 후 작성한 각서 이행 요구…법원 "효력 없어"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개인회생 절차를 마치고 면책 결정을 받은 이후 채권자의 요청에 따라 작성한 '채무변제 각서'는 효력이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민사1단독(박성구 부장판사)은 채무자 A 씨가 채권자 B 씨를 상대로 낸 면책확인(채무부존재)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인용했다고 20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 씨는 과거 B 씨에게 1억 3600만 원을 빌렸다. 이후 빚을 갚을 수 없게 되자 2015년 10월께 개인회생을 신청해 변제계획을 모두 이행했고, 2021년 1월 법원으로부터 채무 면책 결정을 받았다.
이후 A 씨는 B 씨에게 8000만 원을 갚은 뒤 2022년 6월, B 씨와 그의 동생 C 씨에게 잔금과 이자를 합쳐 1억 원을 갚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다.
법원 결정으로 빚이 탕감됐음에도 채권자가 작성한 각서의 이행을 요구하자, A 씨는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차용금 채무는 개인회생 절차에서 이미 면책됐고, 각서에 따른 약정금 채무 역시 무효이므로 부존재 확인을 구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B 씨는 A 씨가 작성한 각서를 근거로 채무액을 이행해야 한다며 반소(본소 소송 중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를 냈다.
법원은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의 본소 청구를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는 부적법하다며 각하·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각서는 면책결정 후 1년 5개월가량이 지나 채권자의 요청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A 씨가 면책된 채무를 다시 부담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면책 결정이 확정된 이 사건 차용금 채무는 이미 책임이 면제됐으며, 따라서 각서에 따른 약정을 유효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각서에 적힌 1억 원은 A 씨의 소득 수준(2022년 4000만 원, 2023년 650만 원 등)에 비춰 회생에 지장이 없는 합리적 약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kyohy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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