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독점적 지위 적극 활용… ‘온리 원’으로 ‘넘버 원’ 꿈꾼다[양정대의 전쟁(錢爭)외교 시대]
기술력ㆍ밸류체인 우위 적극 과시
반도체 경쟁서도 우회로 뚫어 성과
美 중심 글로벌 공급망 타격 ‘경고’
美中 정상 첫 대면 경주APEC 주목

중국의 희토류 전략은 독점적 지위의 적극 활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중국이 아니면 불가능한 기술력과 밸류체인’을 과시함으로써 언제든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고, 나아가 중국 중심의 ‘붉은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발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의 대중 압박은 선도국이 후발국을 견제하는 모양새다. 반도체를 위시한 여러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은 높은 기술력과 글로벌 공급망 주도력 등을 감안할 때 명실상부한 1등 국가이지만, 분야별로 2등과 3등 국가의 존재도 분명하다. 기술 격차는 있을지언정 경쟁이 가능한 것이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는 특히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가속화하는 데 대한 대응책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현재 글로벌 경제의 핵심 축으로 기능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 자체가 희토류의 사용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미국은 반도체 관련 제재를 통해 중국의 ‘1위 경쟁’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유일무이’한 희토류 공급 주체임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반도체 분야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TSMC와 삼성전자와 엔비디아 등을 매개로 중국의 기술 개발도 억제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첨단산업 성장을 봉쇄하려는 중장기 전략이다. 중국은 반도체 설계ㆍ제조에서 서방에 의존하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지만, 생산 공정에 직간접적으로 사용되는 희토류의 공급망을 독점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산업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반도체와 중국의 희토류는 상대방 공급망의 취약점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동일한 전략적 논리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1기를 지나며 기존 실리콘 반도체에서의 기술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화합물반도체(제3세대 반도체) 산업을 적극 육성해 성과를 내기 시작했음을 감안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희토류의 무기화가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을 적극 구축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미국은 ‘넘버 원’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을 압박하는 데 비해 중국은 ‘온리 원’의 능력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의 새판짜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패권 경쟁의 양상이 극적으로 바뀌면 물리적 충돌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중 정상이 첫 대면하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주목도가 더 커지는 이유다.
양정대 선임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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