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ON- 김시탁의 전원산책] (19) 반가운 가을손님 ‘송이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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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유난히도 폭염에 시달렸는데 이제 가을이 찾아왔다.
옥천계곡을 따라 화왕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송이버섯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고 넓은 주차장과 산책로, 운동기구들도 마련되어 있다.
송이버섯은 그날 발견하지 못해도 비가 내린 뒤 불쑥 땅을 헤집고 올라올 만큼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
송이버섯이 올라오다가 나무뿌리에 걸려 찢어지거나 벌레 먹은 것은 단언하건대 100% 국내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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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송진향 품은 버섯
가을철 소나무숲에서 서식
양양·봉화·울진이 ‘3대 산지’
경남선 창녕 화왕산 등 유명
흙 덮은 상태서 키운 후
갓 펴지기 전 막대기로 채취
길이 8㎝ 이상 돼야 1등급
함부로 따면 처벌받아 주의를

자생지에서 발견된 송이버섯./김시탁 작가/

◇우리나라 송이 서식지= 우리나라의 송이버섯 서식지로 유명한 곳은 강원도의 양양, 속초, 강릉, 평창, 홍천이며 이어 경북 봉화, 울진, 영주, 안동, 영덕, 청송으로 이어진다. 강원도 양양과 경북 봉화에서는 매년 송이 축제도 열린다. 봉화, 울진 송이는 토질과 기후가 좋아 품질 좋은 송이가 나므로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다. 우리나라 3대 송이 산지를 꼽자면 아마도 양양과 봉화, 울진이 되겠다.

송이버섯 자생지인 소나무숲

잔솔나무 사이로 솟아오른 송이버섯
◇인공 재배가 불가능한 순수 자연산= 송이버섯은 사실 자연산이라는 호칭을 굳이 붙일 필요가 없다. 일본인들도 송이버섯만큼은 인공재배할 수 없으니 많은 돈을 주고 사 먹지 않는가. 송이버섯은 사람이 만지기만 해도 성장을 멈추거나 시들 정도로 예민하다. 산지에서 송이버섯을 키우는 방법은 송이가 땅을 뚫고 올라오기 위해 흙을 밀어 올릴 때 갈라진 흙 위로 주변의 흙을 덮어줘서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키운다, 송이가 많은 산이나 천성이 게으른 사람은 흙 대신 일회용 종이컵을 덮어 주기도 하지만 좋은 방법은 아니다. 그렇게 송이를 키워 갓이 펴지기 전에 채취해야 제값을 받을 수 있다. 송이송이마다 상표 띠를 붙이고 매일매일 정해진 입찰가에 의해 시중 가격이 결정된다. 송이버섯은 그날 발견하지 못해도 비가 내린 뒤 불쑥 땅을 헤집고 올라올 만큼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 그러니 눈여겨 잘 관찰하지 않으면 갓이 펴져서 등급이 낮아진다. 송이 철에는 송이를 채취하는 사람들이 송이밭에서 살다시피 해야 한다. 소나무 숲에서 청정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솔향에 취해 원가 없이 고수익을 내는 일에 매달리니 피로보다는 즐거움이 앞선다.

먹기위해 깨끗하게 손질한 송이버섯

자생지에서 바로 채취한 1등급 송이버섯
◇송이버섯의 효능= 송이에는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베타글루칸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서 노화 억제, 면역력 강화, 세포손상 방지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베타글루칸이 면역세포 즉 자연살해 세포나 대식세포를 활성화시켜 감염 예방과 몸의 방어력을 높여준다. 또한 송이에는 헤리세논, 에리타데닌 같은 성분이 들어있어 혈액의 점도를 낮춰 혈압 안정과 혈관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주므로 혈액순환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송이버섯 추출물이 암세포 성장 억제에 관여한다는 보고가 있다지만 임상적으로 확정된 치료 효과라기보다 보조적인 면역증강 정도로 보고 있다. 이 외에도 송이 특유의 정유 성분(송진향을 내는 성분)이 신진대사를 돕고 몸을 상쾌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등외품으로 거래되는 송이버섯

자생지에서 발견된 송이버섯
◇재해로 점점 줄어드는 자생지= 송이버섯이 서식하는 자생지가 산불로 인한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북 안동을 비롯하여 울진 영덕 봉화의 자생지가 산불 피해로 산림이 훼손돼 송이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송이가 자라기 좋은 소나무 숲이 졸지에 사라졌으니 송이는 물론 자연생태계가 치명상을 입은 것이다. 100년의 세월이 불타버리고 흙먼지만 흩날리는 자생지를 찾아보면 황량한 마음 금할 수 없다. 진록의 숲들이 하루아침에 민둥산이 되어 겨우 돋아난 것들이라곤 고사리와 잡초뿐이고 송이밭마저 망개와 칡넝쿨이 감아버렸다, 숲이 복원되기까지 오랜 세월이 흘러야겠지만 소나무재선충으로 점점 소나무가 고사하고 있으니, 소나무가 아닌 다른 식목들로 대체 복원되더라도 여전히 송이가 서식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재해 없이도 지구 온난화 등 다양한 환경의 변화로 송이 출하량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니 우리가 언제까지 송이버섯을 먹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니 송이버섯이 자생할 때 맛볼 수 있는 것도 행운이다.
◇송이버섯 함부로 채취하면 안 된다= 송이버섯이 자생하는 산지는 주인이 따로 있기 때문에 송이버섯을 함부로 채취하면 특수절도죄에 해당된다. 자생지의 산지 중 소유자가 아닌 국유지는 입찰로 사용자를 정한다. 개인 소유지 산지에는 입구에 입산 금지 현수막이나 팻말을 붙인다. 경계지에 밧줄로 표시한 곳도 있다. 그렇게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곳도 있지만 아무 표시도 없는 송이 산도 있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등산로 외에는 아무 곳이나 마구 출입해서는 안 된다. 특히 산행이 목적이 아닌 사람들이 밤이나 꿀밤, 혹은 난초나 약초 채취를 위해 산에 오른 사람들은 자칫 낭패를 당하기 쉬우니 더욱 조심해야 한다. 경북 봉화에 본가를 둔 필자의 송이산도 송이철이면 입산을 금지하고 송이버섯을 채취한다. 물량이 식구들끼리 먹을 만큼 소량이지만 고맙게도 해마다 그르지 않고 찾아오니 가을철 가장 반가운 손님이다. 덕택에 추석 명절 제사상 탕국에 송이버섯을 버젓이 올릴 수 있고 가족들이 모이면 송이버섯을 넣어 고기를 구워 먹는다. 모처럼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이 모여 앉은 것도 즐거운데 식도락을 겸하니 웃음꽃이 절로 핀다. 구순 노인의 주름진 입이 슬며시 귀에 가 걸린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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