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들의 혼과 얼 투시했던 모더니즘 사진가 육명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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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한국 사람들의 원초적 의식을 렌즈로 탐구하고 투시했던 사진계 대가 육명심 작가가 15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느낀 대로 포착하고, 보이지 않는 내면을 드러내려는 모더니즘 사진의 어법을 한국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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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한국 사람들의 원초적 의식을 렌즈로 탐구하고 투시했던 사진계 대가 육명심 작가가 15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
고인은 국내 모더니즘 사진의 선각자로 꼽힌다. 느낀 대로 포착하고, 보이지 않는 내면을 드러내려는 모더니즘 사진의 어법을 한국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풀어냈다. 1960~70년대 사실적 다큐멘터리 사진들이 득세하던 국내 사진판에서 이 땅 변두리의 사람들과 사물, 유산들을 훑어가면서 역사적 사유와 내면적 감성을 탐구하는 숱한 연작들을 내보이면서 사진판의 고루한 지형을 새롭게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북 옥천 출신으로 대전사범학교,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고교 영어 교사로 일하다 부인 이명희씨가 혼수품으로 가져온 카메라에 심취하면서 독학으로 사진을 익혔다. 홍익대 대학원에 다시 입학해 미술사를 폭넓게 섭렵했다. 이후 서라벌예술대, 신구대, 서울예술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30여년간 특유의 한국적 사진미학을 좇는 연작들을 잇따라 내놓았다. 1960년대 도시 공간과 군중, 인물 등을 생략과 축약 등의 파격적인 기법으로 기록한 ‘인상’ 연작을 시작으로 장욱진, 서정주, 김기영, 고은 등 숱한 문인, 화가, 영화인 등의 인간적 일상을 담은 ‘예술가의 초상’ 연작, 이 땅 곳곳의 무당, 촌로, 서민들 삶의 순간을 즉물적으로 포착한 ‘백민’ 연작, 1980년대 제주 해변에서 모래찜질을 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통해 죽음과 삶이 풍경에 스며든 단면을 읽어낸 ‘검은 모살뜸’ 연작 등은 한국 모더니즘 사진사를 수놓은 대표적인 명작들로 기억된다.
2015~2016년 국내 생존 사진가로는 처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었으며, 2016년에는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사진집으로 ‘검은 모살뜸’(1997), ‘문인의 초상’(2007), ‘육명심’(2015) 등을 냈으며, 한국 사진사를 엮은 최초의 저술인 ‘한국현대미술사: 사진’(1978·공저)도 펴냈다.
유족으론 부인 이명희(전 청담초교 교장)씨와 딸 은정씨, 아들 현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실이며, 발인은 17일 오전 6시다. (02)2019-4000.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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