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포항, 김주영 사진가 개인전 ‘앙망 仰望’ 개최
빛과 어둠 교차하는 생명의 떨림…자연 앞 성찰의 순간 제시

10월의 끝자락, 갤러리 포항이 김주영 사진가의 개인전 '앙망 仰望'을 연다.
오는 21일부터 2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사라짐과 피어남,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경계 위에서 생명의 떨림을 포착한 작품들로 구성된다.
'앙망 仰望'은 정물의 표면을 넘어, 생명과 시간의 깊은 층을 응시하게 한다.빛이 꺼진 자리에서 다시 피어나는 생명의 미세한 숨―그 조용한 울림이, 이번 전시를 찾은 이들의 마음에도 잔잔히 번질 것이다.
김주영 작가는 오랫동안 식물을 매개로 '존재의 존엄'을 탐구해왔다. 전작 '식물주민등록증'이 인간 중심의 시선을 벗어나 관계의 본질을 묻는 여정이었다면, 이번 '잎꽃' 연작은 그 사유를 한층 확장한 시도다. 작가는 식탁 위의 채소들을 '꽃'이라 부르며, 생명의 가장 일상적인 얼굴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아름다움을 포착한다.

배추, 파, 아스파라거스, 마늘, 콩나물―소박한 채소들이 투명한 유리창 앞에서 정물로 서 있다.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순간, 화면은 고요하면서도 몽환적인 울림을 낳는다.
여국현(영문학 박사) 시인은 "잎이 꽃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 죽음이 부활의 언어로 변한다"며 "작가의 렌즈는 바르트가 말한 '죽은 순간의 부활'을 새로운 감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평했다.
작가는 낮은 콘트라스트의 흑백 사진 속에서 소멸과 생성의 호흡을 그려낸다. 시든 잎과 맑은 물, 꺾인 줄기와 새싹이 한 화면 안에서 맞물릴 때, 관객은 생명의 순환을 느낀다. 익숙한 사물은 작가의 시선을 통과하며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고, 그 정적의 공간은 묵묵히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시간을 품는다.
전시 제목 '앙망 仰望'은 '우러러봄'이라는 뜻이다. 자연 앞에 고개를 들고 존재의 숨결을 듣는 행위, 그것이 작가의 사유이자 이번 전시의 출발점이다. 김주영 작가는 "사진은 대상을 찍는 일이 아니라, 그 앞에 선 나 자신을 성찰하는 일"이라며 "관람객이 사물과 자연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