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채환, 차관급 공직자가 유튜브 방송…허술한 겸직 심사 있었다
유튜버 겸직허가 심사 회의록 보니

극단적인 주장을 하던 정치 유튜버로 지명 때부터 논란이 컸던 김채환 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이 재직 중에도 개인 유튜브 채널 운영을 지속할 수 있었던 건 인사혁신처의 겸직 심사가 허술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3년 차관급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 유튜브 채널 ‘김채환의 시사이다’를 운영해 온 김 전 원장을 임명했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군인의 생체 실험을 지시했다거나 중국 공산당이 박근혜 퇴진 시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등 극우 성향의 발언을 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김 전 원장은 지난해 12월27일 자리에서 물러나자마자 유튜버로 복귀해 12·3 내란 사태를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 7월17일 겸직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김 전 원장은 취임 9일 뒤인 2023년 7월12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수행하는 공적가치 등과 관련된 내용을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며 개인 유튜브 채널 운영에 대한 겸직허가 신청을 했다.
공무원의 인터넷 개인방송 활동 지침에 따르면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유지해야 하며, 정당이나 정치단체 결성 및 가입 관련 행위나 선거에서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반대하기 위한 행위 등이 금지된다. 그러나 김 전 원장이 이런 지침을 준수할 수 있을지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당시 김 전 원장 유튜브 채널에는 원장 임명 소식을 알리는 게시물 하나만 공개돼 있었는데, 해당 내용에 대해서만 적절성 여부가 검토됐다.
겸직심사 과정에서 한 위원은 “정무직이 유튜브 한다고 하면 관심도 높고, 민감한 내용이면 파장이 클 텐데 모니터링을 어떻게 하느냐”며 실태조사 방식을 묻는다. 반기별로 겸직 실태조사를 한다는 설명에 “나중에 꼼꼼히 해야 하겠다”라는 정도로만 논의가 끝났다.
대신 “공무원으로서의 품위 유지 등 겸직 준수사항을 지켜 활동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구독자가 40만명이 넘는다면 바람직한 국가공무원 인재상이 무엇인지 국민과 소통도 하고, 또 인재원을 홍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위원들의 찬성 의견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인사혁신처는 2023년 7월18일부터 이듬해 7월17일까지 1년간 겸직을 허가한다.

겸직을 허가 받은 김 전 원장은 2024년 1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두고 “현금성 자산만 40억이 넘는 김 여사의 눈에 300만원짜리 핸드백이 들어왔겠냐”며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또다시 입길에 오른다. 그런데도 인사혁신처는 2024년 7월18일부터 이듬해 7월17일까지 겸직 기간을 1년 더 연장해주었다.
2024년 7월15일 진행된 겸직심사회의록을 보면, 채널에 올라온 게시물에 대해 “국정철학 설명이나 정책에 대한 내용이 주인 것 같다”고 돼 있다. 향후 겸직 활동이 준수 사항에 맞게 운영될지에 대해선 “신규도 아니고 이미 1년 운영했는데 준수 사항을 어길 만한 것은 없을 것 같다”, “문제 없을 것 같다”는 의견만 나왔다.
겸직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겸직심사위원회는 인사혁신처 차장(혹은 직무대리)을 위원장으로 차장 아래 직급인 인사혁신처 공무원들이 위원을 맡는다.
이런 결정에 대해 신현기 가톨릭대 교수(행정학)는 “차관급 공무원이 현직에 있으면서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정치적 중립 위반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기관장으로서 발언할 게 있으면 소속 기관 유튜브를 이용하고, 사적인 발언은 피하는 게 공직자 윤리에 맞다”고 짚었다.
윤건영 의원은 “인사혁신처 공무원들로 구성된 겸직심사위원회가 누가 봐도 문제인 영상을 애써 못본 척 하면서까지 김 전 원장의 겸직을 허가해 주려고 노력한 것은 참담하다”며 “권력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 인사혁신처의 행태가 과연 부처 존재의 목적에 부합했는지 철저하게 돌아볼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인사혁신처는 “겸직 심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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