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시장 주름잡는 아역 출신 여성 가수 4인4색 ‘4대 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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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팝 시장에서 아역 출신 여성 가수들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어린 시절 아동 전문 채널 디즈니·니켈로디언의 드라마와 시트콤에서 활동했던 배우들이 성인 가수로 성장해 차트를 장악하며 글로벌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20세기 추석 종합선물세트처럼 다채롭고 풍성한 한상 차림의 웰메이드 팝 앨범"이라며 "다양한 실제 악기를 촘촘히 쌓아올린 편곡과 예상을 깨는 서사적 전개가 돋보인다. 돌리 파튼, 도나 서머, 플리트우드 맥, 아바의 향취가 스쳐 가고, 팝록·소프트록·디스코팝의 정수가 담겼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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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출신 여성 가수 ‘4대 천왕’?
최근 미국 팝 시장에서 아역 출신 여성 가수들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어린 시절 아동 전문 채널 디즈니·니켈로디언의 드라마와 시트콤에서 활동했던 배우들이 성인 가수로 성장해 차트를 장악하며 글로벌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최근 사브리나 카펜터(26)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다. 카펜터는 최근 낸 새 앨범 ‘맨스 베스트 프렌드’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다. 앞서 선공개한 싱글 ‘맨차일드’는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를 찍었다. 전작 ‘쇼트 앤 스위트’에 이어 2연속 1위 데뷔다. 전작의 싱글 ‘플리즈 플리즈 플리즈’도 ‘핫 100’ 정상을 찍었다. 올해 초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전작으로 팝 보컬 앨범 상, 팝 솔로 퍼포먼스 상을 받으며 2관왕에 올랐다. 그는 이제 미국 주류 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됐다.

새 앨범을 두고 평단의 호평도 이어진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20세기 추석 종합선물세트처럼 다채롭고 풍성한 한상 차림의 웰메이드 팝 앨범”이라며 “다양한 실제 악기를 촘촘히 쌓아올린 편곡과 예상을 깨는 서사적 전개가 돋보인다. 돌리 파튼, 도나 서머, 플리트우드 맥, 아바의 향취가 스쳐 가고, 팝록·소프트록·디스코팝의 정수가 담겼다”고 평가했다.
카펜터의 시작은 아역 배우였다. 2011년 엔비시(NBC) 드라마 ‘로 앤 오더: 성범죄전담반’에 단역으로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디즈니 시리즈 ‘걸 미츠 월드’ 주연을 맡으며 스타로 떠올랐다. 2014년 가수 데뷔 이후 팝과 일렉트로닉을 오가며 위트 있는 가사와 자의식을 담은 멜로디 감각으로 동세대 팬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카펜터의 사례처럼 아역 배우를 거쳐 가수로 주류 무대에 안착하는 서사는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됐다. 설리나 고메즈(33), 아리아나 그란데(32), 올리비아 로드리고(22)까지 더해 아역 출신 ‘4대 천왕’으로 불린다.
고메즈는 2002년 어린이 프로그램 ‘바니 앤 프렌즈’로 데뷔했고, 디즈니 시트콤 ‘위저즈 오브 웨이벌리 플레이스’(우리 가족 마법사)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앨범 ‘리바이벌’ ‘레어’로 ‘빌보드 200’ 1위를 기록했고, 발라드 ‘루즈 유 투 러브 미’로 ‘핫 100’ 정상에도 올랐다. 서정적이고 안정감 있는 발라드와 미드 템포 팝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2020년 블랙핑크와 협업한 ‘아이스크림’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그란데는 2008년 뮤지컬 ‘13’으로 데뷔한 뒤 니켈로디언 시트콤 ‘빅토리어스’와 ‘샘 앤 캣’으로 티브이(TV)에 진출했다. 이후 폭발적 성량과 정교한 보컬 테크닉으로 2010년대를 대표하는 팝 디바가 됐다. 2024년 앨범 ‘이터널 선샤인’은 ‘빌보드 200’ 1위, 싱글 ‘예스, 앤드?’, ‘위 캔트 비 프렌즈’는 ‘핫 100’ 1위에 올랐다. 통산 9개의 ‘핫 100’ 1위 곡을 보유한 그는 지난 9월 엠티브이(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비디오’를 수상하기도 했다. 알앤비(R&B)와 팝을 넘나드는 음악성과 극적인 전개를 살린 보컬이 강점이다.

로드리고는 디즈니 시리즈 ‘비자아드바크’, ‘하이 스쿨 뮤지컬: 더 뮤지컬’ 등에서 아역 배우로 활동했다. 2015년 영화 ‘아메리칸 걸: 그레이스 스터스 업 석세스’에서 주연을 맡았다. 데뷔 싱글 ‘드라이버스 라이선스’로 ‘핫 100’ 8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굿 포 유’, ‘뱀파이어’로도 정상을 찍었다. 2022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신인상, 팝 솔로 퍼포먼스 상, 팝 보컬 앨범 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팝록 기반의 직설적 가사와 내러티브 중심의 앨범 구성은 제트(Z)세대의 정서를 대변하며 1020세대의 열광적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첫 내한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고메즈는 스토리텔링과 감성 중심의 서사, 그란데는 보컬과 퍼포먼스, 로드리고는 세대 정서의 집약, 카펜터는 위트와 팝 감각이다. 공통적으로는 어린 시절부터 무대 경험을 쌓은 내공, 성장 과정에서 함께한 팬덤, 그리고 시대적 흐름을 읽는 감각이 결합돼 있다.
임희윤 평론가는 “이들은 10대 초중반부터 뮤지컬 드라마에 주연으로 캐스팅돼 노래와 연기, 연예 활동을 동시에 소화했다”며 “어린 나이부터 단련된 실력과 경험, 미국 대중문화 산업의 중심에서 쌓은 네트워크가 결합하며 세계적 스타로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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