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변심? 시세 띄우기?”…18억 이상 거래 서울 아파트 4채 중 1채 ‘미등기’

조성신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robgud@mk.co.kr) 2025. 10. 1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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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8일 기준 상반기 서울 아파트 계약
4.2만건 가운데 3.4만건 등기 미완료
실거래가격보다 신고가격이 낮은 경우도
정부, ‘가격 띄우기’ 의심거래 수사의뢰
서울중앙지방법원 중부등기소.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한주형 기자]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계약된 18억원 이상 아파트 4채 중 1채는 미등기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아파트일수록 미등기 비율이 높았는데, 단순 변심 가능성보다는 시세를 띄우기 위한 용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도시연구소로부터 제출받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서울에서 계약된 4만2343건의 아파트 거래 가운데 3만4211건(80.8%·이달 8일 기준)만이 등기를 완료했다.

계약 이후 3개월부터 9개월까지 등기를 하지 않은 비율이 20%에 달하는 셈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아파트 등기율이 매매 가격이 높을 수록 낮았다는 점이다. 6억원 미만은 88.8%, 6억원 이상 12억원 미만은 82.2%로 평균을 상회했다. 하지만 12억원 이상 18억원 미만은 77.1%, 18억원 이상은 75.8%로 고가일수록 등기율이 낮아졌다.

등기는 잔금을 치른 날로부터 60일 이내 이뤄져야 한다. 통상 계약 후 3~4개월이 지나도록 등기가 안 된 아파트의 경우 시세 띄우기 의도로 의심받기도 한다.

실거래가격 > 신고가격, 의도가?
집값 상승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12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한강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빼곡하다. [사진 = 뉴스1]
‘실제 거래‘임이 입증된 등기 완료 매매가격이 ’실거래가‘로 찍힌 신고 가격보다 낮은 경우도 있었다.

올해 상반기 거래 신고된 서울 아파트의 평균 가구당 매매가는 13억1802만원이었으며, 이 중 등기가 완료 사례의 평균 가격은 4290만원 낮은 12억7512만원이었다. 2023년에는 등기 가격이 신고 가격보다 323만원 높았고, 지난해에는 6만원 낮았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두 가격 사이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계약 이후 8개월이 지나 등기가 대부분 완료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 2월 서초구의 평균 가구당 매매 신고 가격은 등기 가격보다 6000만원 높았고, 광진구는 5000만원, 용산구가 5000만원, 강남구가 2000만원 비쌌다.

이를 두고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의도적인 시세 조작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올해 2월부터 갑자기 거래 신고만 한 후 등기를 하지 않는 비율이 고가 아파트에서 특히 높아졌다”면서 “이는 의도적인 ‘가격 띄우기’로 보인다”고 짚었다.

반면, 갑작스러운 시세 변동으로 인한 변심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의견도 있다. 고가 아파트가 하루에도 몇억원씩 오르는 등 가격 변동이 급격히 나타나다보니 계약 이후 매도·매수자의 단순 변심 사례가 많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정부는 서울 아파트의 경우 계약일부터 잔금일까지 2개월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 등기율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조사된 미등기율이 0.2%로 낮게 나타났고, 이후 조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계약 이후 6개월 이상 잔금일을 길게 잡는 경우도 있어 추후 등기율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국토부 ‘가격 띄우기’ 의심거래 수사 의뢰
김윤덕 장관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발생하는 ‘가격 띄우기’ 의심사례에 대한 기획조사 중간 점검 결과 8건의 의심 정황을 확인하고, 해당 건에 대해 경찰청에 수사의뢰를 추진 중이다.

재산상의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부동산 거래 신고를 거짓으로 하는 경우, 즉 ‘가격 띄우기’를 하는 경우에는 2023년 4월 개정된 ‘부동산거래신고법 제26조 벌칙 규정’에 따라 공인중개사는 물론 일반인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국토부는 최근 부동산 실거래가 제도를 악용한 허위신고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서울시 부동산 거래 해제건(2023년 3월~2025년 8월 거래분)에 대해 기획 조사를 진행 중이다. 높은 가격으로 신고 후 계약금을 몰취하지 않고 거래를 해제하는 등 ‘가격 띄우기’가 의심되는 거래 425건을 대상으로 한다.

이 중 최근 논란이 된 2025년 의심 거래를 우선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의심 정황이 확인된 8건 중 2건은 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 나머지 6건에 대해서도 다음 주까지 수사의뢰를 완료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국토부는 기획조사를 통해 확인되는 ‘가격 띄우기’ 등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저해하는 불법정황에 대해서는 경찰에 즉시 수사의뢰하는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계획이다. 또한 세금 탈루, 편법 증여 등 기타 위반사항이 발견될 경우에는 국세청 등 관계기관에 신속히 정보를 공유하고, 철저한 조사와 조치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악의적인 집값 허위신고는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고 내집마련 의욕을 꺾는 범죄행위”라면서 “경찰청, 국세청과 공조하여 투기세력을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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