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박따박 車보험료 내도…섬·벽지 긴급출동 서비스 ‘소외’
금융위·공정위, 자율 약관 제재 어려워
"형평성 문제·차별…대책 마련 필요"

섬·벽지 주민들은 차량이 고장났을 때 보험사로부터 '긴급출동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 도시와 동일한 보험료를 납부한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농림해양축산식품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한화손해보섬, 동부화재, KB) 약관을 분석한 결과, 섬·벽지 지역은 긴급출동서비스 제공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섬·벽지 주민은 도시와 동일하게 보험료를 납부하지만 정작 고장이 날 경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자동차 보유자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운행으로 다른 사람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 피해자에게 금전적 책임을 지는 책임보험에 가입하도록 한다. 이에 따른 손해보험사는 '보험업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에 허가를 받아 자동차보험 사업을 추진하며, 차량이 고장났을 때 출동해 수리해주는 긴급출동 서비스를 일정 횟수 이상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섬·벽지 주민들은 차량이 고장났을 경우 비싼 돈을 내고 수리기사를 데려오거나 차를 끌고 도시로 나가서 정비를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신안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차량출동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보험에 가입했지만, 실제 고장 시 서비스를 부르지 못해 목포에서 정비 인력을 불러 200만 원을 지불했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불합리한 약관은 2001년 신설된 이후 모든 보험사 약관에 반영돼 왔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약관을 자율약관으로 분류해 점검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지금까지 시정 조치 사례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 의원이 섬·벽지를 보유한 광역단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섬·벽지에 등록된 차량은 17만여대, 보험 가입 가능인원은 27만여명이다. 1인당 평균 자동차보험료 69만원을 납부한다고 가정할 경우, 보험사는 섬·벽지 가입자로부터 연간 1천195억원 규모의 보험료 수익을 얻는 것으로 계산된다.
더군다나 섬·벽지 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험가입자가 차량을 이용해 섬과 벽지 지역에 들어갔다가 고장이나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도 긴급출동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서다.
서 의원은 "자동차 보험은 법으로 의무화해 섬과 벽지 주민은 가입했으나, 당연히 제공되어야 할 차량출동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해 형평성 문제와 차별을 겪고 있다"며 "헌법은 경제적·사회적 생활의 영역에 있어 차별받지 않도록 규정함에 따라 정부는 불합리한 약관에 대한 개선 방안을 강구해 섬·벽지 주민과 섬 이용객의 고장 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