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 여기까지 후퇴했나…1987년 전으로 회귀,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

변문우 기자 2025. 10. 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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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의 직격 “‘군부 독재’가 ‘개딸 독재’로”
“與 미운 사람 억지 고발하니 ‘충성 경쟁’ 경찰이 알아서 수갑 채우는 나라 돼”
“대법원장·사법부에 ‘범죄자 프레임’…중국 문화대혁명 때 조리돌림 상황 같아”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권력이 고발하면 경찰이 체포영장을 집행해 수갑을 채워 체포하고, 법원은 힘없이 영장을 내준다. 이런 모습들은 1987년 이전에 흔한 모습들이었다. 옛날에 '군부'가 독재를 한 것처럼 지금은 '개딸(개혁의 딸·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일컫는 멸칭)' 훌리건들이 있다는 차이밖에 없다. 여권의 개딸 정치를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추석 밥상을 뜨겁게 달군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수갑 체포' 장면을 놓고 정치권을 향해 이렇게 직격했다. 앞서 10월1일 자동 면직된 이 전 위원장은 이튿날인 10월2일 자택 인근에서 산책하던 중 돌연 경찰에 체포돼 수갑이 채워진 채로 압송됐다. 임기 중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정치적 발언을 해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여권으로부터 고발당하면서다. 이후 이 전 위원장은 50시간이 지나서야 법원의 체포적부심사 인용 결정으로 풀려났다.

이를 놓고 진 교수는 10월3일 시사저널TV에 출연해 "민주당이 미운 사람을 억지로 고발하니 경찰이 알아서 수갑 채우고 연행하는 나라가 돼버렸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여기까지 후퇴했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사실상 개딸들의 청원에 대해 민주당은 아부 경쟁을 했고, 경찰은 충성 경쟁을 했다. 사법부는 이에 무력하게 동조했다"고 평가했다. 또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해 현장 국정감사를 예고한 것에 대해서도 "사법부 전체에 범죄자 프레임을 뒤집어씌우겠다는 취지"라며 "중국 문화대혁명 때의 조리돌림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시사저널 이종현

이진숙 전 위원장이 자택 인근에서 체포 후 압송됐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이 전 위원장 자체에 대해선 이명박 정권의 방송 장악 때 총대를 멨던 분인 만큼 비판적 견해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분을 체포한 것이 정당한가, (그건) 아니라고 본다. 특히 장관급 인사에게 수갑을 채운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미운 사람 한 명 고발하니 경찰이 알아서 수갑 채우고 연행하는 나라가 돼버린 셈이다. 심지어 판사는 체포영장을 내줬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여기까지 후퇴했나 하는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이 전 위원장이 받는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등 혐의점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애초에 법 위반 성립 자체가 안 된다. 유튜브 출연과 페이스북에 사적으로 글을 올리는 것이 공무원 직위와 무슨 연관이 있나. 이분이 선거에 영향을 끼친 것도 아니고 본인 억울함을 토로하러 나간 것 아닌가. 민주당에서 억지로 고발한 셈이다. 경찰도 내용을 보고 '이건 억지다'라고 판단해 잘라야 하는데, 오히려 소환장을 계속 보냈다. 무엇보다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은 벌금형 정도만 나오는 건데 사람을 막 체포해서 현행범처럼 수갑까지 채웠다."

법원이 체포영장을 내줬다.

"사법부도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판사 입장에서 이걸 기각하면 '지귀연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실상 개딸들의 청원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고소·고발 '아부 경쟁'을 했고, 경찰은 내부 승진을 위한 '충성 경쟁'을 했다. 그래서 이 전 위원장에게 수갑까지 채워서 끌고 가는 화끈한 모습, 오버 액션을 보여준 것이다. 이걸 법원도 제지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동조해 버렸다. 지금 지귀연 부장판사도 말도 안 되는 마타도어로 공격당하고 있지 않나. 이게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1987년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1987년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옛날에 군부가 독재를 한 것처럼 지금은 개딸 훌리건들이 있다는 차이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삼권분립'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것은 군부 독재든 개딸 독재든 마찬가지다. 이번 건도 개딸들에게 정치 효능감을 느끼게 해주기 위한 일종의 '쇼'라고 생각한다."

야권에선 김현지 제1부속실장의 '인사 논란'을 덮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그런 발언을 했는데, 이런 음모론 수준의 이야기를 공당 대표가 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반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말한 '중국 공안보다 더하다'는 발언은 공감한다. 문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점이다. 민주당이 지금까지 프로그래밍한 부분들이 슬슬 나타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될 것이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10월4일 체포적부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들어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공세도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대법원 현장 국정감사까지 예고했다.

"현장을 찾아간다는 것은 쉽게 말해 '범죄 현장'에서 검증을 하겠다는 의미다. 즉 '범죄자 프레임'을 사법부 전체에 뒤집어씌우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개딸들에게 우리가 화끈하게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도 읽힌다. 그런 차원에서 이 사람들은 사법부에 대해 굉장히 모욕적으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법부는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세 개의 기둥 중 하나인데, 그걸 공격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 대한 공격'이라고 본다."

민주당이 내세우는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대선 개입 자체가 말이 안 된다. 핵심은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3심 판결을 왜 대선 전에 내렸냐는 부분이다. 이는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뒤로 미루거나, 유권자들이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게 법원이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양론이 있다. 그래서 처음 판결 날짜가 잡혔을 때는 민주당에서 무죄 확정이라고 대부분 생각해 반발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결과는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으로 나오니 그때부터 난리를 친 것이다. 근데 이건 누가 봐도 근거가 없다. 결국 이들에겐 날짜가 아닌 결과가 중요했던 셈이다."

이 전 위원장처럼 조 대법원장도 사법적 제재를 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까.

"거기까지는 힘들 것이다. 어떤 법을 걸 근거가 없지 않은가. 거기까지 오버액션을 취하진 않을 것 같다. 다만 이들이 하는 발언들을 한번 보라. 우리가 찾아가면 그땐 숨을 곳이 없을 것이라는데, 이는 대법원장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이잖나. 또 대법원을 찾아가 이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영상을 찍어서 모든 국민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중국 문화대혁명 때의 조리돌림 상황과 마찬가지다."

최근 김현지 실장의 국정감사 출석 여부도 화제다.

"민주당에서 잘못했다.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됐는데 갑자기 김 실장을 출석자 명단에서 빼버렸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분은 (현장 국정감사까지 시행하는) 대법원장보다 높은 분인 것은 확실하고, 국회의원들에게 모욕당해서는 안 되는 최고 존엄이라는 느낌이 딱 들어버린 것이다. 특히 대통령실 사람들의 개인정보는 조금만 찾아보면 대부분 나오는데, 이분만 개인정보가 하나도 나오는 게 없는 미지의 인물이다. 우리가 그 사람의 학벌을 찾아보는 건 특수관계가 있는지 보기 위한 취지 아닌가. 근데 이 사람은 마땅히 나와야 할 자리에도 못 나오게 민주당이 감싸고 돌고 있다. 그래서 이상한 것이다."

여권의 의도는 무엇일까.

"제가 볼 때는 대통령과 김 실장이 특수관계라는 것을 본인들이 잘 아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변호사 수임료 2000만원을 김 실장이 받은 것부터 각종 재산 의혹 등 여러 가지를 미뤄볼 때 집사 차원을 넘어서는 사이로 판단돼 부담스러운 셈이다. 그래서 대통령실에서도 당초 총무비서관에서 부속실장으로 보내버려서 국회 출석 의무가 없도록 만들어버린 것이다."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8월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을지 국무회의에 배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당정의 메시지가 계속 엇갈리는 모습도 보인다.

"개딸 정치와 대통령실이 엇박자가 계속 나는 것이다. 대통령은 개딸 정치를 활용한다 할지라도 국정운영을 동시에 해야 된다. 근데 개딸 정치를 하는 (여당) 사람들은 대통령의 지지율이나 국정운영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자기 정치만 하면 된다. 이들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기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자기 공천을 받는 것에 더 관심이 있는 만큼 개딸들에게 어필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당에서 계속 오버하면 대통령실에서 말리면서 충돌이 나는 것이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여당을 향해 '강하고 선명하게 가는 것이 필요하지만 방식에서는 변화를 줄 때가 됐다'고 했다. 실제 변화가 가능할까.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미 민주당은 시스템을 당원 중심주의로 바꿔놨지 않나. 이미 민주당은 사실상 방송인 김어준의 공천을 받아야 실제 후보가 되고 당선도 되는 구조다. 그럼 정치인들이 공천권 없는 대통령의 말을 듣겠나, 아니면 저쪽(당원) 말을 듣겠나. '이진숙 수갑 체포'나 '조희대 현장 감사 및 탄핵 예고' 등 자극적인 것들을 꺼내 강성 당원들을 정신적 흥분 상태로 몰아넣어야 본인들에 대한 지지가 유지된다. 이게 구조적 문제다. 그들이 자랑하던 당원 중심주의, 직접민주주의의 현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직접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직접민주주의는 굉장히 위험하다. 과거 그리스의 폴리스 국가에서나 가능했지 지금의 약 4000만 유권자가 모여서 중구난방 떠들 수 있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 대표자를 뽑아 간접민주주의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표방하는 직접민주주의의 실상은 '개딸 민주주의'다. 이들은 삼권분립을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 항상 자기들의 정의가 위에 있고 사법·입법·행정부는 수발 노릇을 해야 한다는 관념이 강하다. 결국 직접민주주의를 표방해 인민재판을 하겠다는 얘기다. 이걸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까지 가서 자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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