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헌옷·고철 쓰레기 가득…저장강박장애 가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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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자마자 숨이 턱 막혔습니다. 세상 쓰레기가 다 모인 것 같았어요."
남구가 추진하는 저장강박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청소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의 손에 75리터짜리 쓰레기봉투가 끊임없이 채워져 나왔다.
남구 관계자는 8일 "쓰레기를 치우고 나면 허전해하실 거라 예상했지만, 막상 깨끗해진 집을 보고 고맙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단순히 주거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돕기 위한 상담·치료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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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강박가구 [광주 남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8/yonhap/20251008080133467vbuc.jpg)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문을 열자마자 숨이 턱 막혔습니다. 세상 쓰레기가 다 모인 것 같았어요."
지난달 24일 광주 남구 월산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과 자원봉사자 등 10여명이 한 단독주택에 들어서자 곧바로 코를 찌르는 악취가 밀려왔다.
거실과 주방, 안방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이 온갖 쓰레기가 성인 키만큼 쌓여 있었고, 그 틈새를 기어 다니는 벌레까지 득실거렸다.
헌 옷, 폐지, 고철, 플라스틱 용기 등 종류를 가리지 않은 쓰레기가 산처럼 쌓이는 전형적인 저장강박가구의 집이었다.
남구가 추진하는 저장강박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청소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의 손에 75리터짜리 쓰레기봉투가 끊임없이 채워져 나왔다.
또 2.5톤 쓰레기 차량이 여러 차례 다녀가고 방역과 살균작업까지 이뤄지고 나서야 비로소 A씨의 집안은 제 모습을 되찾았다.
집주인 A(81)씨는 10여년간 폐지를 수집하며 생계를 이어왔는데 수집 과정에서 온갖 물건을 함께 모으다 보니 집 안이 점차 쓰레기로 채워졌다.
버리면 그만인 물건이지만 물품을 사용 여부와는 무관하게 일단 저장해 두는 저장강박장애 특성상 A씨에게는 물건을 버린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쓰레기에서 발생한 냄새가 동네에 퍼지면서 주민들의 원성이 잦았고, 동 행정복지센터와 구에 접수되는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이에 남구와 동 주민센터는 수년간 청소 지원을 제안했지만 A씨는 거듭 거절했다.
저장강박증을 앓는 가구 대부분이 그러하듯 자신이 모은 물건을 재산으로 여겨 조금이라도 치우려 하면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년간 이어진 행정복지센터와 주민들의 설득 끝에 A씨는 결국 집 안을 정리하는 데 동의했다.
동네 주민들은 "여름철이면 냄새 때문에 창문도 열기 힘들었다"며 "이번에라도 집이 치워져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깨끗해진 집안을 보던 A씨도 물건을 버린다는 불안했던 마음이 점차 개운함으로 바뀐 듯 봉사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A씨는 몇 해 전 배우자를 여읜 뒤 겪은 상실감으로 인해 저장강박 증세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남구는 2022년부터 저장강박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으며 예년처럼 올해도 3가구를 대상으로 지원에 나섰다.
남구 관계자는 8일 "쓰레기를 치우고 나면 허전해하실 거라 예상했지만, 막상 깨끗해진 집을 보고 고맙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단순히 주거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돕기 위한 상담·치료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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