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있다면 명절에 부침·튀김보다 오븐, 에어 프라이어로 조리를
임신 중이면 연휴 음식 신중 선택
전, 한과 멀리하고 과일은 적당히
방문지 의료기관 정보 사전 확인

추석 명절에 흔히 먹는 기름지고 단 음식이 임산부에겐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문의 분석이 나왔다. 임신성 당뇨‧고혈압 발병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특히 35세 이상이거나 쌍둥이를 임신한 산모라면 연휴 식단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임신부가 차를 타고 장시간 이동할 땐 다리 혈관에 혈전이 생길 수 있어 1, 2시간 간격으로 정차하고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
6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명절 음식인 전과 튀김, 한과, 약과 등은 열량이 높고 당분과 포화지방이 많아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다. 호르몬 변화로 혈당 조절 기능이 떨어진 임산부가 무심코 먹다 보면 고혈당에 노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강병수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중 고혈당은 태아의 과체중이나 호흡곤란증후군 같은 신생아 건강 문제를 불러올 수 있고, 임신 중 고혈당에 오래 노출된 아이는 태어난 후 비만과 당뇨병 같은 만성적인 건강 문제를 겪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건강한 명절 식단을 위해선 부침이나 튀김처럼 기름을 이용하는 것보다 오븐에 굽거나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하는 조리법을 쓰는 게 좋다. 약과처럼 당분이 높은 간식은 피하고, 과일도 당분이 많기 때문에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35세 이상 △다태아 임신 △과거 유산‧조산 경력이 있는 임신부 △당뇨병·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임신부는 고위험군이라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다태아 임신은 임신성 당뇨 발병 위험이 높은데, 그 때문에 체중까지 빠르게 증가하면 임신성 고혈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과체중 다태아 산모는 임신성 당뇨나 고혈압 위험이 더욱 크다는 뜻이다.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은 다태아 임신(쌍둥이 12.7%, 세쌍둥이 20.0%)이 아이 한 명을 임신한 경우(6.5%)보다 높다.
또 전과 젓갈류처럼 소금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따라서 임신성 고혈압 위험이 있는 임산부는 염분 섭취를 줄이고, 간을 약하게 조리한 음식을 먹는 게 좋다. 커피와 홍차, 에너지 음료처럼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는 하루 마시는 양을 200㎎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 변화 영향으로 하체 정맥 혈류가 느려져 정맥 혈전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다리 혈관에 혈전이 생기면 붓거나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혈전이 떨어져 나와 폐로 이동할 경우 폐색전증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따라서 귀성길, 귀경길에 오랜 시간 차를 타야 한다면 1~2시간 간격으로 정차해 스트레칭을 하거나 가볍게 걸어주는 것이 좋다.
강 교수는 “방문할 지역의 산부인과 병원, 분만 가능 의료기관 정보를 미리 파악해 둘 필요도 있다”며 “갑작스러운 복통, 규칙적으로 배가 딱딱하게 뭉치는 느낌, 출혈 등의 증상이 있을 땐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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