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 화순탄광 개발 청신호에 들뜬 주민들
농공·스마트팜단지 조성 속도
3천579억원 중 700억 국비
화순군 역대 최대 규모 기대
"산적한 문제들도 신속 처리"

"탄광이 갑작스럽게 문을 닫을 때만 해도 지역 경제의 앞날이 정말 캄캄했었는데 개발 사업 예타가 통과돼 한결 마음이 놓입니다. 올 추석은 마음 편히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1일 오전 찾은 화순군 동면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일대. 과거 1970~80년대만 해도 대한민국의 석탄산업의 주요 거점 중 하나로 광부와 상인들이 몰려들며 지역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도맡았지만 지금은 오가는 사람 보기 어려울 만큼 썰렁했다. 폐광 이후 주변 상가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동면 주민 김모(73)씨는 "탄광이 문을 닫고 청년들이 다 떠나면서 지역이 활력을 잃었다"고 토로했다.
개발사업을 앞둔 탄광 주변을 직접 둘러보려 했으나 철저한 경비로 출입이 제한돼 발길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화순광업소 관계자는 "폐광산이다 보니 안전상의 문제가 있어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갱 내부에서는 폐기물 처리 작업도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화순군이 추진하는 총 사업비 3천579억원 규모의 '폐광지역 경제진흥개발사업'은 문을 닫은 화순광업소 일대에 의료·식료품 기반 농공단지와 스마트팜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폐광 6개월 만인 2023년 12월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돼 1년 8개월 동안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종합 검토를 거쳐 지난 8월 20일 예타를 최종 통과됐다.
애초 화순군은 골프장과 리조트 등 복합관광단지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민간 자본 중심으로 계획된 복합관광단지는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예타 취지에 적합하지 않다는 KDI의 의견을 반영해 의료·식료품 기반 농공단지와 스마트팜 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그 결과 경제성과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등 모든 측면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예타가 통과됨에 따라 화순군은 오는 2028년 착공, 2031년 완공을 목표로 중앙투자심사와 농공단지 지정 승인을 비롯한 후속 행정절차를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 3천579억원 중에서 700억원이 국비로 지원될 예정이다. 이는 화순군이 확보한 단일 국비 지원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화순군은 이번 예타 통과로 오랜 기간 침체된 폐광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소멸 위기 극복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폐광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해 온 인근 주민들도 예타 통과에 전반적으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개발 사업을 놓고 해결돼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화순탄광 갱도 내에 물을 채우는 것도 절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갱내에 물을 채울 경우 인근 주민들은 싱크홀을 비롯한 위험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숙 동면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72·여)은 "갱내에 물을 채우는 것은 예산을 아끼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 철로와 H빔 등 철제 폐기물도 그대로 둔 채 물을 채우면 향후 녹이 슬어 주변 수질이 오염될 수밖에 없다"며 "시골지역 사람들이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돌을 채워넣는 원상복구 방식을 택하길 바란다. 갱내에 물을 채워야 한다면 폐기물은 확실히 제거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역 발전을 위해 힘쓰다 눈을 감은 광부들이 충분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추모시설이 반드시 조성돼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박 위원장은 "118년이라는 긴 역사 속에는 빛도 있었지만 그림자도 있다. 매년 압사나 갱도 붕괴 등으로 안타깝게 숨지는 광부들이 있었다"며 "매년 9월 9월 합동 제사를 지내는 것도 화순탄광에서 목숨을 잃은 200여명의 광부들의 넋을 기리기 위함이다. 폐광 개발과 함께 위령탑을 세워 광부들을 추모할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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