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 인재 유치용 ‘K비자’, 내부선 역차별 논란

백윤미 기자 2025. 10. 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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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STEM 졸업생 간소화 입국 허용
국내 일자리·교육 체계 영향 논란
전문가 “투명성·노동시장 균형 필요”

중국이 해외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전공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신규 ‘K비자’ 제도를 도입했지만, 정책 시행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역차별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다롄의 저우수이쯔국제공항에서 경찰관이 한국인 승객의 입국신고서 작성을 돕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신화통신=연합뉴스

30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K비자는 취업 제안이나 초청장이 없어도 외국인 졸업생이 중국에 입국·거주·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베이징은 미국과의 연구개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고급 과학 인재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으로 이번 조치를 내놨다. 중국 당국은 자격 요건이 연령, 학력, 경력 등으로 구분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 기준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당국의 기대와 달리 정책 발표 직후 중국 내 여론은 비판으로 기울었다. 중국 최대 소셜 미디어(SNS) 웨이보에서는 ‘중국이 K비자를 도입한다’는 해시태그가 6000만회 이상 조회됐고, 300만건이 넘는 토론이 이어졌다. 많은 네티즌들은 “국내 졸업생은 석사 학위까지 취득해야 취업이 가능한데, 외국 학사 졸업생은 곧바로 ‘기술 인재’로 인정되는 것이 공정하냐” “국내 청년층을 역차별하는 정책이다”라며 반발했다. 또 “중국 교육 시스템이 해외보다 뒤처졌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일부에서는 고용주 후원 요건이 사라질 경우 비자 대행업체와 사기성 알선이 급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취업비자는 기업이 고용을 보증해야 해 검증 장치가 있었지만, K비자는 개인 신청이 가능해 허위 서류나 불법 브로커 개입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국내 학력 검증도 까다로운데, 해외 학위를 일일이 확인하려면 막대한 행정 부담이 생길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전문가들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정책 결정 과정이 불투명하고 대중과의 소통이 부족한 것이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정부가 기준과 통계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셉 마호니 상하이 동중국사범대 교수는 “팬데믹 이후 비자 자유화 흐름과 맞물린 조치이지만 점진적인 시행과 신뢰 확보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저우신위 중국 인민대 교수는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 속에서 비자 개혁은 필수지만, 현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관리하는 것은 정부와 기업의 공동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책의 배경에는 미국의 이민 규제 강화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9월 외국인 기술 인력용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연간 10만달러로 대폭 인상했다. 매년 추첨으로 발급되는 H-1B 비자가 8만5000개에 불과한 만큼, 사실상 외국 인재 유입 장벽을 높인 셈이다. 한 국제관계 전문가는 “미국이 장벽을 세우는 반면 중국은 개방 확대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K비자는 국제 기술 인재 확보 경쟁에서 중국이 전략적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제도의 성패는 투명성과 기준 마련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중국 내 청년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외국 인재 유치가 노동시장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정책 분석가는 “중국 내 청년층의 불만을 고려하지 않고 해외 인재 유치만 강조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을 키울 수 있다”며 “정부가 현지 노동자와 외국 인재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마호니 교수는 “미국이 기술 봉쇄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해외 인재가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은 중국의 전략적 승리를 의미한다”며 “다만 제도가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오히려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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