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 심하고 소변도 자주·많이 보는데”…뜻밖에 당뇨병 아닌 ‘이것’?

당뇨병과 혼동하기 쉬운 병인 '요붕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적으로 갈증을 많이 느끼고 소변을 자주, 많이 본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당뇨병은 아니다.
호주 비영리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어로 당뇨병은 'Diabetes Mellitus', 즉 '달콤한 소변을 많이 본다'는 뜻이며, 요붕증은 'Diabetes Insipidus', 즉 '맛이 없는 소변을 많이 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 댄 바움가르트 교수(신경과학·심리학)는 "당뇨병은 혈당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요붕증은 혈당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당뇨병과 요붕증이 모두 다갈증(갈증이 심함)과 다뇨증(소변을 많이 봄)을 보이는 점에선 같지만, 그 발병 원인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요붕증은 항이뇨호르몬(ADH, Antidiuretic Hormone)인 '아르기닌 바소프레신'(AVP)이 부족하거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이 호르몬은 뇌하수체에서 생성돼 콩팥(신장)에서 물의 재흡수를 촉진하고,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이는 등 체내 수분과 삼투압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뇨병 환자의 소변은 단맛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때문에 개미가 몰려든다는 속설도 있다. 전문가들은 "소변이 개미를 끌어들일 만큼 달콤하지는 않다"며 과장된 표현이라고 지적한다. 고대에는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환자의 소변 맛을 보고 당뇨병을 진단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오늘날에는 소변 검사지로 당뇨병 여부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요붕증 환자는 물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으며, 옅고 묽은 소변을 많이 배출한다. 이는 특정 호르몬(AVP)이 충분하지 않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콩팥이 수분을 보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붕증 위험요인 다양…뇌종양 콩팥병 외상 감염 유전병 약물 임신과 불안장애∙우울증 등"
요붕증의 세계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3~4명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국내 통계는 아직 없다. 영국에선 2000~3000명이 요붕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뇌종양, 콩팥병, 외상, 감염, 유전병, 약물, 임신, 심리적 요인 등을 꼽을 수 있다. 심리적 요인에는 불안장애,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강박장애, 수면장애 등이 포함된다.
요붕증은 크게 중추성 요붕증(뇌 관련), 신성 요붕증(신장 관련), 임신성 요붕증(태반의 효소 작용으로 인한 호르몬 기능 저하)으로 나뉜다. 심리적 원인으로 수분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원발성 다음증'도 있다.
가장 흔한 형태는 중추성 요붕증이다. 뇌종양, 머리 손상, 뇌수술과 매독·결핵 등 신경계 감염 때문에 특정 호르몬(AVP) 생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발생한다. 임신 중에도 요붕증이 생길 수 있다. 태반이 혈류 내 특정 호르몬(AVP)을 분해하는 효소를 만들어 호르몬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임신성 요붕증은 일반적으로 출산 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특정 호르몬(AVP) 결핍으로 인한 요붕증은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알약(정제), 주사제, 비강 스프레이 형태의 합성 AVP인 데스모프레신을 투여하면 신체의 수분 보존 능력을 회복할 수 있다. 다만 다른 유형의 요붕증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전문 의료진의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갈증이 심해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특정 호르몬(AVP)의 생성을 억제해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혈중 나트륨 농도가 낮아지면 두통∙혼란∙발작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젊은 조현병 환자가 하루에 물을 15리터나 마셔 심각한 합병증을 겪은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탈수∙변비∙신장결석 등을 예방하기 위해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무턱대고 많이 마시면 위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 1.5~2.5리터(6~10컵)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다만 체중∙활동량∙환경∙건강상태에 따라 적정 수분 섭취량이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은 물을 더 많이 마셔야 한다. 자신의 생활 패턴과 컨디션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당뇨병성 다뇨증은 단순히 혈당 문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유형의 당뇨병은 흔하지 않을 수 있지만, 다뇨증을 방치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심한 갈증이 지속되거나 물을 과도하게 마시고 소변을 자주·많이 보는 사람은 서둘러 진료를 받아야 한다. 원인은 당분, 호르몬, 혹은 전혀 다른 요인일 수 있으니 섣부른 자가진단은 위험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요붕증과 당뇨병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요?
A1. 요붕증과 당뇨병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습니다. 이 둘 다 심한 갈증(다갈증)과 잦은 소변(다뇨증)을 보이지만, 차이점은 소변의 성분과 발병 원인에 있습니다. 당뇨병은 혈당 이상으로 소변에 포도당이 포함돼 단맛이 나는 반면, 요붕증은 항이뇨호르몬(ADH) 문제로 소변이 맛이 없고 묽은 상태를 유지합니다. 쉽게 말해 당뇨병은 혈당과 관련된 질환이고, 요붕증은 체내 수분 조절과 관련된 병입니다.
Q2. 요붕증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A2. 요붕증은 항이뇨호르몬(ADH)이 부족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ADH는 콩팥(신장)에서 물을 재흡수하도록 명령하는 호르몬으로, 이 호르몬이 부족하거나 호르몬 기능이 떨어지면 묽은 소변이 많이 나옵니다. 요붕증에는 뇌하수체 이상에 의한 중추성 요붕증, 콩팥이 ADH에 반응하지 못하는 신성 요붕증, 임신 중 태반에서 분비된 효소가 ADH를 분해해 발생하는 임신성 요붕증 등이 있습니다. 심리적 요인으로 물을 과도하게 마시는 원발성 다음증도 있습니다.
Q3. 요붕증은 치료가 가능한가요?
A3. 요붕증은 대부분 치료가 가능합니다. 가장 흔한 중추성 요붕증 환자의 경우 합성 항이뇨호르몬(데스모프레신)을 알약, 주사제, 또는 비강 스프레이 형태로 투여해 신체의 수분 보존 능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요붕증은 방치할 경우 심각한 탈수, 전해질 불균형 등 위험이 있으니 심한 갈증과 과도한 소변 증상이 지속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습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Copyright © 코메디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몸 망치기 싫어”...트레이너와 영양사들이 피하는 식품은? - 코메디닷컴
- 피부 나이 되돌린 ‘꽃중년’들이 식탁에서 뺀 ‘이 음식’은? - 코메디닷컴
- 손예진, 날씬한 이유 있었네…저녁식사 얼마나 가볍길래? - 코메디닷컴
- “성기능 위해 주유소서 약을?”…온몸 보라색으로 변한 20대男, 왜? - 코메디닷컴
- 여름에도 비염이? 에어컨이 부르는 질환 3가지 - 코메디닷컴
- “비행기 화장실 물, 위생 안좋다”...항공기 물탱크 수질 검사 잘 안돼서? - 코메디닷컴
- “온몸 붉어지고 화끈거려” 50대女 ‘이 약’ 끊고 피부 망가져, 무슨 일? - 코메디닷컴
- 고소영 “민낯 비결?”…일어나서 ‘이곳’ 관리, 아침 루틴 뭐길래 - 코메디닷컴
- “가슴 보형물 덕에 ‘암’ 빨리 발견?”...샤워 중 멍울 쉽게 잡혔다는 32세女, 진짜? - 코메디닷
- ‘고개 숙인 남자’…조루증 치료는 ‘자가요법’부터, 어떻게? - 코메디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