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 달러 대미 투자펀드 인식 차가 부른 관세 협상 난항

지난 7월31일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애초부터 양국이 ‘대미 투자펀드’의 성격을 다르게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미국이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더라도, 대미펀드 투자를 위해선 국내법 개정과 국회 동의까지 필요하다는 견해가 대통령실에서 나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연 브리핑에서 “미국이 (관세협상) 이후 우리에게 보낸 양해각서(MOU)에는 (우리가 판단한 내용)과는 상당히 판이하게 다른 내용들이 들어 있었다”며 “미국이 말하는 ‘캐시플로우(자금 형태)’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상당히 에쿼티(지분투자·equity)에 가깝게 주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7월 협상 당시 우리 정부는 대미 투자펀드에 들어갈 3500억달러를 ‘상한선(ceiling)’ 개념으로 이해했다. 투자의 방식 역시 대부분 대출(loan)과 보증(guarantee)이고, 소수만 지분투자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은 실제 현금이 직접 투입되는 출자 방식으로 펀드를 구성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 협상 이후 주장이 달라진 게 아니라, 애초 두 나라의 협상에 대한 인식 자체가 크게 달랐다는 얘기다.
김 실장은 미국 요구를 수용할 경우 한국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3500억 달러의 기한이나 내용을 볼 때 우리가 예상했던 내용과는 상당히 다른 내용을 말하고 있는 것을 알았고, 만약 그런 의미라면 우리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이 당연히 눈에 들어왔다고, 그 부분을 미국에 지적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협상이 단순한 자금 협력 수준을 넘어, 국내법 개정과 국회 동의까지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통화스와프를 ‘필요조건’으로 규정하며 “우리나라에 미칠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 문제가 해결 안 되면 그 다음부터는 (진도를)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법(수출입은행법 개정)과 국회 동의를 ‘충분조건’에 비유하면서 “(양국간 합의가) 중요한 부담이 된다면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수출입은행법을 고치거나 정부의 보증동의가 필요하다고 하면, 국회에 가서 보증동의안을 받아야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더라도 법적·제도적 난제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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