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구단은 돈을 벌고 있지만 지역 공동체는 붕괴…돈만 좇는 프리미어리그 비판

김세훈 기자 2025. 9. 24. 09: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잉글랜드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턴의 마지막 1군 홈 경기를 앞두고, 윈슬로 호텔 펍 앞에 줄을 선 에버턴 팬들. 게티이미지



리버풀과 에버턴 등 프리미어리그 간판구단들의 극심한 변화가 지역 공동체에 깊은 파장을 남기고 있다. 구단의 성장과 도시 브랜드 강화가 분명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한때 끈끈했던 지역사회는 점점 더 느슨해지고 있다고 디애슬레틱이 24일 대서특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필드 주변은 이제 전통적인 주거지라기보다 단기 임대 숙소 밀집지에 가깝다.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단기 임대 플랫폼을 통한 ‘풋볼 관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일부 거리는 주택의 4분의 1이 임대용으로 전환됐다. 경기 일정에 맞춰 해외 팬들이 몰려들며 집집마다 매주 새로운 세입자가 바뀌고, 주민들은 더 이상 이웃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투자자들은 수익을 위해 집을 매입해 임대업에 뛰어들었고, 지역의 공동체적 결속력은 급격히 약화됐다.

리버풀 구단의 경기장 확장은 또 다른 변화를 촉발했다. 2016년 메인 스탠드 완공에 이어 안필드 로드 스탠드 증축으로 관중 수용 인원이 6만 명을 넘어서며 구단은 세계적 흥행 브랜드로 도약했다. 디애슬레틱은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도로와 주택이 사라졌고, 남은 주민들은 경기장 인근이 ‘관광지’로 변모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며 “현지 의원 이언 번은 ‘이제 집이 팔릴 때마다 또 에어비앤비로 바뀌는 건 아닐까’ 걱정한다”며 공동체 붕괴를 우려했다.

에버턴은 올여름 새 구장 ‘힐 디킨슨 스타디움’을 머지 강변에 개장하며 구디슨 파크와 월턴 지역을 떠났다. 지역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다. 구디슨 인근 명소였던 ‘윈슬로 호텔 펍’은 과거 경기일마다 맥주 3000잔을 팔았지만, 이제 손님 발길이 끊겨 문을 닫을 위기에 몰렸다. 구단은 새로운 부두 지역을 재생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작 오랜 세월 구단과 함께해온 월턴 지역 상권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두 구단의 성장은 도시 전체의 이미지를 높이고, 고용과 세수를 창출하며 ‘글로벌 리버풀’의 위상을 끌어올렸다”며 “그러나 동시에 안필드와 월턴이라는 대표적 노동자 거주지는 탈주민화 현상과 공동체 붕괴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주민들은 구단의 성공이 오히려 자신들의 일상과 정체성을 잠식한다고 토로한다. 지역 사회에서는 “안전과 안심을 주던 이웃의 관계가 사라지고 있다.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규제와 더 많은 저렴한 주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리버풀과 에버턴은 세계적 구단으로 거듭났지만, 그 뿌리를 내리고 있는 공동체와의 관계는 점점 더 위태로워지고 있다”며 “축구 산업의 세계화와 상업화 속에서, 두 구단이 지역 정체성과 주민 삶을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