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인천 음악 바라보기 10년에 부쳐 -인천의 시, 노래가 되다

인천 콘서트 챔버는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이한다. 길지 않은 시간을 돌아보며, 우리는 100여 년 전 유입된 서양 음악이 한국인의 정서와 만나 토착화되며 새롭게 태어난 '인천 근대 음악'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음악은 기록의 부재와 전승의 단절로 인해 그 존재조차 잊혔다고 판단했다.
이에 우리 단체는 인천의 근대 및 현대 음악사에서 음악을 발굴하고 고증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로 현재까지 제작된 기록 음반들은 '인천근대양악열전', '인천 용동 권번 예인 이화자 다시 부르기', '1916 하와이 호놀룰루 애국창가', '인천학도의용대가', 'Reimagined: INCHEON'이 있다. 더불어 인천 근대 음악 유산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이자 현장 탐방 프로그램인 '인천근대음악투어'도 공개하며 사장되고 소실된 음악을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에게 전하고자 했다.
이러한 음악을 선보일 때 우리는 각 곡의 배경을 공연장에서는 마이크로, 음반에서는 글귀로 소개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단순히 듣는 음악을 넘어서 인천 근대 음악의 예술성과 계몽적 성격을 함께 조명하고자 했다. 그래서 우리 단체가 선보이는 음악은 감상과 교육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지닌다는 점에서 이중성을 지닌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작업에 착수했다. 인천의 음악을 지속해 발굴하는 동시에, 지역의 역사성이 담긴 '옛 시(詩)'를 바탕으로 한 창작 음악이 실린 음반을 선보이려 한다. 이번 음반은 감상을 주된 목적으로 삼았다. 별도의 해설 없이도 작품 자체로 음악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대중적인 선율을 덧입히고, 동시에 인천의 옛 시를 가사로 삼아 단체의 정체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는 우리 활동의 출발점이자 중심이 되어준 '인천'에 대한 헌정의 의미도 담고 있다.
음반에는 누구나 학창 시절 한 번쯤 접해보았을 시인들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든 시가 '인천'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소월의 '밤', 정지용의 '슬픈 인상화', 김기림의 '길에서-제물포 풍경', 김동환의 '월미도 해녀요',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사학자 고유섭의 '해변에 살기'까지. 이 작품들 속에는 100여 년 전 인천의 풍경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그 자체로도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이번 음반 제작은 감히 인천이 담긴 미래의 고전이 될 수도 있다는 심정으로 임했다. 인천의 역사 속 음악이 오늘날 우리의 활동에 영감을 주었듯, 우리의 작업 역시 미래의 누군가에게 미약하나마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책임감으로 다가갔다.
예로부터 시는 곧 노랫말이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에 선율을 입혀 노래를 부르는 전통은 존재해 왔다. 이제 우리는 '인천 콘서트 챔버'만의 방식으로, 인천의 옛 시를 음악으로 품으려 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와 미래의 후대가 이 음악을 통해 인천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믿는다. 음악으로도 인천을 바라보고, 기억할 수 있다고.
/이승묵 인천 콘서트 챔버 대표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