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서울 밤을 수놓은 아프리카 패션의 향연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우분투!"('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뜻)라는 구호가 울려 퍼지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유구전시장은 거대한 하나의 무대가 됐다.
관객과 모델이 함께 손뼉을 치며 춤을 추던 순간, 아프리카와 한국을 잇는 패션쇼는 '연대의 장'이 됐다.
제8회 서울아프리카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인 '프리미엄 아프리카 패션쇼'가 지난 13일 저녁 서울 도심을 달궜다. 연합뉴스와 아프리카인사이트가 공동 주최한 이번 패션쇼에는 2천여 명의 시민과 주한 아프리카 외교단, 문화예술계 인사가 몰려들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황대일 연합뉴스 사장은 개회사에서 "화려하고 독특한 전통 디자인에 세련미가 더해진 오늘 패션쇼는 아프리카 의상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나 음악 등 다양한 문화 분야로 교류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K-패션의 메카인 동대문을 수놓을 화려한 패션과 다채로운 색상처럼 오늘 이 자리가 한·아프리카 문화 교류의 미래를 환하게 밝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무대는 서아프리카 전통 북소리와 춤사위로 시작됐다. 공연팀 포니케와 아코프로젝트의 댄서가 만들어낸 강렬한 리듬 속에 모델이 차례로 등장했다.
패션쇼의 주제는 '뿌리의 회복력'(Power-Roots of Resilience)이다. 서아프리카 아샨티족의 전통 상징체계인 '아딘크라'에서 영감을 받아 강인함, 지혜, 인내, 연대라는 가치를 패션으로 풀어냈다.
첫 순서는 아프리카 각국 전통 의상이었다. 알록달록한 문양, 대담한 색채와 독특한 실루엣이 런웨이를 가득 메우자 관객은 환호로 답했다. 이어 한복 브랜드 '김민주'와 '단하'가 무대에 올라 절제된 색감과 전통 갓, 아프리카 원단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한국과 아프리카가 한 무대에서 만나는 장면이었다.
특히 나이지리아 브랜드 '헤르툰바'는 대지의 색을 담은 갈색 계열 의상과 흰색 원단을 활용해 'Earthen'(땅으로 된) 컬렉션을 선보였다. 디자이너 플로렌티나 아구는 런웨이 중 눈물을 보이며 "한국산 비단을 사용해 특별한 협업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마지막 순서에 오른 남아공의 '마코사'는 세계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럭셔리 의상을 통해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40여 명의 모델이 무대 중앙에 모여 춤을 추자, 관객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호흡했다.
패션쇼가 끝난 뒤에도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일부는 즉석에서 아프리카 노래를 떼창했고, 또 다른 무리는 춤을 추며 광장을 메웠다. 남아공 출신 관객은 전통 노래 '예루탈레나'를 합창하며 행사의 여운을 이어갔다.
수단에서 온 무시타파 엘사디그 씨는 "이번 행사가 우리 문화를 보여주는 것뿐 아니라 한국인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고 아프리카를 경험하게 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주한 케냐 대사관 직원 리네트 씨도 "패션쇼 같은 이런 문화 교류가 한국과 아프리카의 간극을 메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황현모 총감독은 "패션은 언어보다 강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며 "한국과 아프리카가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교류하는 상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제작총괄 : 김희선, 진행·내레이션 : 유세진, 영상 : 이동욱·오세민·홍준기·박소라>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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