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로 꽁꽁 얼었다…채용은커녕 해고 나선 미국 기업들

김희정 기자 2025. 9. 15. 16:5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업들 비용 늘고 불확실성 가중돼 고용 ‘올스톱’,
구직자 1/4, 6개월이상 실업… 파트타임 근로↑
올해 제조업 일자리 누적 손실 규모 7만8000개
2021년 5월 13일 미국 뉴욕시에서 업계 단체 하이 로드 레스토랑(High Road Restaurants)이 주최한 레스토랑 취업 박람회에서 구직 신청서가 전시되어 있다.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비용이 전가된 미국 기업들이 고용을 멈추면서 정규직 대신 파트타임 근로자만 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살리겠다는 제조업 분야에선 기업들이 사업 불확실성에 대비해 직원 해고에 나섰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들어 관세전쟁으로 기업들이 비용을 예측하기 어려워지자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정규직 고용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공식 실업률은 4.3%로 낮은 상태지만 근로자들은 고용이 위축된 가운데 정규직 일자리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8월 정규직 전환을 희망하는 파트타임 근로자와 구직을 포기한 근로자를 포함한 실업률은 8.1%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Y 파르테논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그레고리 다코는 미국 구직자 4명 중 1명이 6개월 이상 실업 상태이며 이는 1년 전 5명 중 1명꼴에서 급격히 높아진 수치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조만간 베이징에서 디트로이트로 제조업 일자리가 대거 옮겨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6개월 이상 실업 상태에 놓인 이들 중 다수는 파트타임 직업으로 결국 전환했다. 이는 은퇴 계좌 저축액과 복리후생의 감소는 물론 경력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고용주들은 비용 증가에 대응해 정규직을 신규 채용하기보다는 파트타임 일자리를 통해 근로 시간을 줄이길 선호한다. 링크드인 미주 지역 책임자인 코리 칸테가는 최근 3년 사이 파트타임 일자리 포스팅이 50%나 늘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고용시장의 불안정성이 뚜렷하다며 지난 11일 발표된 전주 대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2021년 10월 이후 최고로 늘어난 점을 들었다. 또 연방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7월 4년 만에 처음으로 구인 건수보다 실업자가 더 많은 한계점을 돌파했다. 신규 채용 및 이직률은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이는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소극적이고 근로자들도 구직 능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현 직장을 잃을 경우 새 직장을 찾을 수 있다는 근로자들의 자신감도 2013년 이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제임스 레이놀즈(34)는 6월 무선통신회사를 그만두고 이력서를 여러 곳에 냈으나 기존의 여섯 자릿수 연봉을 대체할 다른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신 덴버의 한 샌드위치 가게에서 주당 약 20시간 일하며 시급 18달러를 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미국 아칸소 인력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뉴스1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산업 분야에서는 해고가 시작됐다. 8월 미국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일자리가 2만2000개 늘어나는데 그쳤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되살리려는 제조업 일자리가 1만2000개 줄었다. 이로써 올해 제조업 일자리 누적 손실 규모는 7만8000개로 커졌다. 석유·가스를 포함한 광업 부문은 8월 한 달 동안 6000개의 일자리를 잃었고 도매업 고용은 올해 들어 3만2000개 감소했다.

미국계 세계적 농기계 제조회사인 디어앤컴퍼니는 지난달 관세로 인해 올해 3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고, 연말까지 손실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디어앤컴퍼니는 일리노이주와 아이오와주 공장에서 238명을 해고했고,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제조·도소매·에너지를 포함한 여러 업종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일자리가 잇따라 줄었다. 기업 임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정책으로 비용이 늘고 사업 확장 계획을 실행하기 어렵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하소연했다. 금속 가공 회사인 와이오밍 머신의 최고경영자(CEO) 트레이시 타파니는 "관세를 비롯해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사업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우리의 생존전략은 누군가 회사를 떠나도 대체 인력을 투입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