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국 현지 찾고 SNS 홍보 강화...'무비자 유커 귀환'에 들썩이는 유통업계
SNS 홍보 강화하고 현지 찾는 등 채비
중국인 관광 패턴, 개별 관광으로 변해
면세업계 등은 외국인 유치 지속 추진

14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 한글 간판과 K팝 아이돌그룹의 노래를 걷어 내면 해외 도시나 다름없다. 여전히 중국인들이 가장 많지만 관광버스에서 내려 떼 지어 다니면서 한국 제품을 순식간에 장바구니에 쓸어 담는 풍경은 사라졌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삼삼오오 거리 곳곳을 살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살펴본 물건을 CJ올리브영이나 다이소 등에서 꼼꼼히 살핀 뒤 산다.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 직원 박모씨는 "예전엔 적당한 가격에 무더기로 사 갔다면 요즘은 가격을 미리 다 검색하고 와서 그 가격과 비교하고 몇 개만 사 간다"고 말했다.
정부가 29일부터 2026년 6월까지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사증(비자) 없이 15일 동안 한국을 찾아 머물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면서 면세점 업계나 유통 업계 등은 이들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무비자 허용 기간 중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중추철(10월 1~8일)이 있고 10월 말 경북 경주시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만큼 중국인의 방한이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소규모 인원으로 방문하는 걸 즐겨하는 중국인 여행객이 늘어난 상황이라 이른바 가파른 매출 상승을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2·3선 도시 찾아 설명회도

정부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 허용 발표 후 국내 업체들은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움직이고 있다.
남궁표 롯데면세점 마케팅부문장 등은 10∼12일 중국 광저우와 칭다오를 방문했다. 현지 30개 넘는 여행사 및 주요 파트너사와 단체 관광객 특전 제공 등 공동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광저우 CITS 여행사 및 칭다오여유그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올해 상반기 롯데면세점 관광객 매출 분석 결과 칭다오, 항저우, 청두를 포함한 2선 도시나 3선 도시 단체 관광객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라는 걸 감안한 조치다. 롯데면세점은 △도시별 신규 에이전트 발굴 △맞춤형 상품 개발 △지역 특화 마케팅 모델 구축 등을 추진한다. 18일엔 중국어, 일본어, 동남아 언어권 관광 통역사 200여 명을 불러 면세점 주요 매장과 입점 브랜드, 혜택을 소개할 계획이다.
현대면세점은 웨이보나 틱톡, 샤오훙수 등 중국 SNS를 통한 홍보를 강화하고 다양한 제품의 할인 프로모션도 검토 중이다. 신라면세점은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배우 박형식을 홍보 모델로 내세웠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롯데면세점, 중국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와 협업해 전국 세븐일레븐에서 위챗페이로 처음 결제하면 세븐일레븐에서 사용 가능한 7위안(약 1,400원) 쿠폰과 롯데면세점에서 이용 가능한 50위안(약 1만 원) 쿠폰을 준다. 신세계백화점은 25일부터 10월 12일까지 1,000위안 이상 구매 시 50위안 할인 쿠폰(500위안 결제 시)도 준다. 위챗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내점 시 쓸 수 있는 음료·마스크팩 무료 교환권과 할인 쿠폰도 내려받을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다국어 통역 서비스도 홍보하고 있다.
"일종의 마중물 역할할 수 있을 것"

여행·유통업계에선 그동안 추진해 온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K쇼핑의 대명사가 된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도 마찬가지다. 올리브영은 매장에 외국어 표기를 강화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품을 별도 매대에 진열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게 했다. 매장 직원들의 외국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자체 어학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을 따로 뽑지 않아도 될 만큼 많은 인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규모 글로벌 스포츠웨어 그룹 '안타 스포츠'와 합작법인 '무신사 차이나'를 설립한 무신사는 7월부터 중국 SNS 샤오훙수에 공식 계정을 만들고 젊은 층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국내 운영 중인 오프라인 매장에선 중국인 결제 편의성을 위해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정란수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최근 방한하는 중국인들의 80~90%가 개별 관광 형태라 과거 중국 기업의 인센티브 관광 때처럼 수백, 수천 명의 대규모 인원은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무비자 정책은 한국 방문을 위한 행정 절차를 덜어내 중국인의 방한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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