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감증명서와 헤어지는 중입니다

2025. 9. 14. 17: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민 중 가장 긴 이름은 몇 자일까.

그런 이유로 인감증명서는 부동산, 자동차 매매 등 중요한 재산권 관련 거래부터 인허가 신청까지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중요한 인감증명서를 꼭 필요한 곳에만 쓰고 있을까.

그중 295건은 건축 허가, 통신판매업 허가, 여권 발급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위임 사무로, 인감증명서를 요구할 근거가 없음에도 일부 지자체가 관행적으로 요구하고 있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계약 등 요긴하게 쓰이지만
발급 번거롭고 관리도 불편
'본인서명사실확인제도' 등
보다 간편한 제도로 대체를

국민 중 가장 긴 이름은 몇 자일까. 17자다. 그렇다면 배우자로 등록된 외국인의 경우는 어떨까. 이보다 두 배가 넘는 35자다. 행정안전부는 이에 대비해 주민등록 및 인감 시스템의 등록 가능 글자 수를 49자로 설정했다.

이름이 긴 분들은 인감도장에 이름을 넣기 어렵다는 불편을 전한다. 행정안전부나 주민센터에서는 '성은 다 넣어야 하고 이름은 줄일 수 있으며, 외국인은 이니셜로 표기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그렇다면 왜 굳이 서명을 하지 않고 인감을 신고할까. 신원 확인은 물론 거래나 계약에 대한 의사 확인까지 인감증명서로 한 번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인감증명서는 부동산, 자동차 매매 등 중요한 재산권 관련 거래부터 인허가 신청까지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그런데 이렇게 '가성비'가 좋은 인감증명제도는 알고 보면 불편하다. 등록과 발급도 번거롭지만 공무원들도 인감대장을 만들고 관리해야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인감증명서가 재산권과 관련되니 악성 민원도 있다. 예를 들면 쇠약한 노인을 휠체어로 싣고 와서 부동산 매도용 인감증명서 발급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공무원은 당사자에게 발급 의사가 있는지를 신중하게 여러 번 확인하지만 진의를 알기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중요한 인감증명서를 꼭 필요한 곳에만 쓰고 있을까. 과하게 활용해 불편한 것은 아닐까. 행정안전부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2023년 인감증명서를 요구하는 행정사무를 전수조사했다. 그리고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2025년 6월까지 총 2608건 중 필요성이 낮은 2153건을 정비했다.

그중 295건은 건축 허가, 통신판매업 허가, 여권 발급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위임 사무로, 인감증명서를 요구할 근거가 없음에도 일부 지자체가 관행적으로 요구하고 있었다. 정부는 이러한 증명서 요구를 모두 폐지했다.

우편물 정기 배송 계약, 수입 물품 개별소비세 환급 신청 등 1858건은 관계 법령에 근거는 있었지만 필요성이 낮아 요구를 폐지하거나 본인서명사실확인서 등으로 대체할 수 있게 개선했다. 본인서명사실확인제도는 2012년 인감증명서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됐는데, '본인의 의사로 서명했다'는 사실을 확인해준다. 따라서 사용하는 서명이 늘 같을 필요가 없다. 또한 정부24로 발급이 가능해 편리하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인감증명서 발급은 2004년 5388만통에서 2024년 2984만통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물론 전자상거래와 민원 처리가 늘면서 전자서명이 보편화된 것도 한몫했다. 전자서명은 금융기관 등 공신력 있는 본인 확인 기관을 통해 제공되기 때문에 별도의 서류 제출이 불요하다.

미래에 모든 거래와 계약, 민원 처리가 전자적으로 이뤄지면 인감증명서도 우리의 곁을 떠날 것이다. 그전까지는 필요성이 낮은 인감증명서 요구를 줄여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인감증명서 요구 사무를 지속 정비하고 본인서명사실확인서와 같은 대체 수단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우리는 지금 인감증명서와 헤어지는 중이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