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CE "한국인들 수갑 차야 한다"... 트럼프 "불이익 없게 하라"
대통령실-백악관 채널 합의했지만
'수갑 호송' 'ESTA 기한' 두고 승강이"
한미 특별 비자 협의 워킹그룹 구축 공감대

미국 조지아주에 구금된 한국 직원들의 석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백악관과 국무부, 이민세관단속국(ICE) 사이에 불협화음이 벌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ICE는 한국인들이 애틀란타 공항으로 이동할 때 수갑을 차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수갑을 채우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또 미국 정부는 구금된 300여 명이 '자진 출국'을 하더라도 관련된 기록 자체를 남기지 않기로 우리 정부와 합의했다.
구금자 7명을 대리하는 찰스 컥 변호사는 11일 한국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ICE가 (한국인 구금자들에게) 불법성이 완전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 전자여행허가제(ESTA) 기한인 90일을 넘게 체류한 외국인도 있다는 주장을 갑자기 했다"며 "자신들의 수사가 잘못된 게 아니라는 걸 주장하고 싶어서 수갑과 추가 조사 카드를 꺼내든 것 같다"고 말했다. ICE는 한국인들이 애틀란타 공항으로 이동할 때도 수갑을 차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ICE 측에 한국 구금자들에게 수갑을 채우지 말라고 지시하면서 정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이뤄지면서 곧바로 구금자들은 편한 복장으로 환복하고, 휴대폰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직원 석방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ICE의 구금이 무모한 조치였음을 사실상 인정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컥 변호사는 "ESTA든 B1(상용)비자든 해당 비자를 가진 외국 회사의 직원이 미국에 어떤 장비를 설치하거나 수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방문하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ICE에서 처음부터 불법적인 작전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 정부는 구금된 300여 명이 '자진 출국'을 하더라도 관련된 기록 자체를 남기지 않기로 했다.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구금된 직원 전원을 풀어주라고 지시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고위 당국자는 "기존 이민당국의 '자진 출국'과는 행정절차가 조금 다른데, 불법 체류를 인정하는 기록은 없을 것"이라며 "재입국에 불이익이 없도록 절차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현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이번 구금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신속한 출국을 촉구했다. 아울러 유사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드는 등 관련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워킹그룹 신설을 협의하기로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구체적인 워킹그룹 구성과 진행 방식은 후속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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