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주의 건강편지]도축업자 될 뻔한 체크 국민 작곡가

이성주 2025. 9. 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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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음악사에서 도축 면허를 딴 작곡가가 있다는 걸 아시나요? 1841년 오늘(9월 8일) 오스트리아 제국 보헤미아 왕국의 프라하 부근에서 도축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안토닌 드보르자크입니다.

드보르자크는 가업을 잇길 바라는 아버지 뜻에 따라 도축업 시험을 쉽게 통과했지만, 음악의 열정을 버리진 못했습니다.

이 오케스트라에 베드르지흐 스메타나가 감독에 취임해서 드보르자크의 음악 세계에 영향을 미칩니다(체크가 아니라 체코라고 따질 분을 위해 미리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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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08일ㆍ1687번째 편지

도축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안토닌 드보르자크는 가업을 이을 뻔했으나 프라하의 오르간 학교에 입학하면서 음악가의 길로 들어섰다. [사진=위키피디아]

세계 음악사에서 도축 면허를 딴 작곡가가 있다는 걸 아시나요? 1841년 오늘(9월 8일) 오스트리아 제국 보헤미아 왕국의 프라하 부근에서 도축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안토닌 드보르자크입니다.

드보르자크는 가업을 잇길 바라는 아버지 뜻에 따라 도축업 시험을 쉽게 통과했지만, 음악의 열정을 버리진 못했습니다. 아버지도 유럽의 민속 현악기인 치터(zither) 연주를 잘 했다고 하니 아들의 유전자에 음악적 재능을 물려줬다고나 할까요?

드보르자크는 16세 때 프라하의 오르간 학교에 들어가 바이올린, 비올라, 오르간을 배웠고 졸업 후 카렐 콤자크 악단에서 비올라를 켜다가 체크 사람들을 위한 국민극장이 설립될 때 오케스트라에 들어갑니다. 이 오케스트라에 베드르지흐 스메타나가 감독에 취임해서 드보르자크의 음악 세계에 영향을 미칩니다(체크가 아니라 체코라고 따질 분을 위해 미리 알려드립니다. 분리되기 전 체코슬로바키아는 '체크'와 '슬로바키아'가 '그리고'를 뜻하는 'O'로 연결된 이름인데, 분리 이후에도 의미를 무시하고 Czech를 체코로 부르는 것은 코미디이겠죠?).

드보르자크는 박봉의 교향악단원 월급으론 생활이 빠듯해 레슨과 과외 연주 등을 하면서도 작곡 활동을 계속합니다. 오케스트라 동료들은 왜 고생을 사서 하냐고 핀잔을 줬습니다. 32세 때 독일의 음악상에 교향곡 1번 악보를 제출해 낙선했지만 멈추지 않습니다.

'노력파 도축업자 작곡가'는 이듬해 오스트리아에서 젊은 음악가를 선발하는 프로그램에 교향곡 2개를 비롯한 작품들을 제출했는데 41세의 심사위원 요하네스 브람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브람스는 위원장이었던 에두아르트 한슬리크에게 거장의 탄생을 귀띔합니다. 드보르자크는 장학금 수혜자가 됐고, 한슬리크를 통해 별도로 만난 브람스는 드보르자크의 등을 두드려주며 독일의 출판사 '짐 로크'를 알선합니다. 이때 첫 작품이 '슬라브 무곡집'이죠?

드보르자크는 '보헤미아의 브람스'라는 별명을 얻으며 일취월장해 체크의 국민 음악가 반열에 오릅니다. 음악을 썩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그의 유머레스크 7번, 현악 4중주 '아메리칸',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등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누구나 크게 성공하려면 천운과 자질이 있어야 하고, 스스로 자신을 믿고 철저히 노력해야 하겠지요. 거기에다가 누군가의 도움도 절대적이지요. 백아에게 종자기가, 건축가 가우디에게 구엘이 있었듯, 드보르자크에겐 브람스가 있었지요. '폭포가 폭포를 부르듯' 진짜가 진짜를 알아보고 돕는 것이겠지요. 여러분에겐 그 진가를 알아볼 진짜는 누구일까요?

열심히 노력하는 여러분, 진가를 알아보는 누군가를 만나 꿈을 확 펼치길 기원합니다. 다만, '진짜'가 나타나서 큰 도움을 주려는데도 그걸 몰라보면 행운은 오다가도 도망가겠죠?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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