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주 포스코, HMM 인수 장벽…해운업계 반발 넘어야
해운사 소유 이해상충 논란 불가피
‘민영화’ 입찰 경쟁·정부 승인 관건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포스코그룹이 국적선사인 HMM 인수 검토에 나서면서 철강·해운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포스코가 HMM(011200)을 품으면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자재 운송부터 철강 제품 수출까지 일괄 관리가 가능해져 물류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 그러나 ‘초대형 화주’가 해운사를 소유할 경우 이해상충 논란과 해운업계 반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 인수 추진은 철강·2차전지 업황 악화 속에서 포스코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로 해석된다. 물류비 절감을 통한 그룹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밸류체인 통합 관리라는 전략적 목표가 깔려 있다.
포스코는 쇳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철광석과 원료탄을 수입하며 이 과정에서만 연 3조원 규모의 물류비를 지출하는 대형 화주다. 포스코가 HMM을 인수할 경우 원자재 조달부터 제품 수출까지 수직 계열화가 가능해져 물류비 절감과 운송 안정성 확보에 큰 이점을 누릴 수 있다. 기존 주력사업인 철강, 이차전지 업황이 동반 부진한 상황에서 물류사업은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으로도 평가된다.
다만 해운업계 반발, 정부 승인, 입찰 경쟁 등 넘어야 할 난관이 산적해 있어 실제 인수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장 큰 걸림돌로 거론되는 것은 포스코가 HMM을 소유하게 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공정거래법상 경쟁 제한 논란이다. 포스코가 HMM을 통해 자사 물량에는 낮은 운임을 제공하면서 경쟁사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제시할 경우 해운시장 공정 경쟁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HMM이 포스코의 막대한 물량을 직접 확보하게 되면 그동안 포스코 화물을 담당해 온 다른 해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이는 해운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부산항, 광양항 등 주요 거점에서 선복량 조정이 필요해질 경우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치권의 이해관계도 얽힐 전망이다.
포스코가 HMM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보유한 지분 매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산은이 36.02%, 해진공이 35.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인수 과정은 산은의 HMM 민영화 추진에 따라 공개 입찰 절차를 거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HMM을 수의계약으로 인수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운법상 특정 대량화물 화주가 해운사업에 진출할 경우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 허가도 필요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향후 인수 의향을 공식화하고 정부와 해운업계의 설득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빅딜 성사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은경 (abcd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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