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AI가 함께 하는 제조업의 미래를 본다"

허충호 기자 2025. 8. 2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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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기업 현장 견학'
㈜파나시아

중기벤처부 지정 스마트팩토리 선정
'선견·선수·선제·선점' 4선 경영 전략
선박평형수 처리· 탈황탈질설비 개발
선박기자재 분야 글로벌 경쟁력 확보
'장인 되기보다 로봇과 협업하라' 슬로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 25일 실시한 '기업 현장 견학'의 첫 방문지인 부산시 강서구 미음산단에 소재한 ㈜파나시아 본관 전경.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 25일 실시한 '기업 현장 견학'의 첫 방문지는 부산시 강서구 미음산단에 소재한 ㈜파나시아(PANASIA)다.

박성호 청장과 양재생 부산상공희의소 회장, 정창훈 경남매일 대표를 비롯해 부진경제자유구역청 내 입주기업 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투어의 관전 포인트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의 현주소와 미래다.

이미 성큼 다가온 AI시대 '자율형 제조공장'의 선두주자를 통해 제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AI가 접목된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 보아야 한다는 화두를 던진 자리다.

파나시아의 스마트 팩토리는 공장동으로 향하는 관문부터 남다르다. 건물 한가운데 대나무숲을 조성하고 자연적인 대류현상을 이용해 건물 내외기 순환이 원활하게 한 독창적 설계가 눈길을 끈다.

수십m의 높이에 위치한 공장 천장 일부를 길게 도려내고 뚫린 공간에 집광기를 설치해 LED등 보다 더 환한 햇빛이 들게 한 것도 친환경산업을 추구하는 회사의 의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글로벌 친환경 선박설비 전문기업'의 슬로건과 부합하는 친환경 공장 설계다.
이수태 회장이 박성호(오른쪽)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989년 조선기자재를 제조하는 '범아정밀엔지니어링'으로 출범한 회사는 2014년 12월 현재의 녹산미음산단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신재생에너지와 대기, 수질환경보호와 이용을 사업영역으로 하는 글로벌 선박설비 전문 회사로 단숨에 도약했다.

회사의 저력은 남다른 연구개발(R&D)능력에서 발휘된다. 350여 명의 임직원 중 절반 이상이 연구·개발 등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로 구성된 인력구조는 회사의 기술개발저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여기다 지난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로봇활용 제조혁신 지원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사람과 인공지능이 협업하며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스마트 팩토리로 자리매김했다.

회사가 선박분야 친환경 기술 개발의 선두 주자로 나선 것은 지난 2019년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의 복원력을 유지하기 위해 배의 하부에 채우거나 배출하는 평형수와 선박연료유의 오염물질 유출을 규제한 것이 촉매가 됐다.

매년 100억t 이상 운용되는 선박 평형수는 출발지에서 채운 것을 화물 선적 시 별도 처리 과정 없이 배출할 경우 해양 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하는 주범으로 작용한다. 평형수를 채우는 과정에서 함께 딸려 온 출발지 바다생물이나 각종 병원균이 배출국 해안에 그대로 방류될 경우 환경오염이나 생태계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형수를 순수한 성질 그대로의 해수로 여과·살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파나시아는 강력한 제균력을 가진 자외선을 방사하는 램프(UV Lamp)를 이용해 평형수를 초속 4~5m 속도로 정화하는 설비를 개발해 관련 시장을 선점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 25일 실시한 제1회 기업현장투어에 참가한 회사 대표들이 파나시아 로비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여기다 비슷한 시기에 개발한 육·해상용 탈황·탈질설비(스크러버)도 회사의 경쟁력을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들 설비 등을 통해 지난 2020년 한때 매출 3500억 원을 달성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회사의 창업모토인 '세상에 없는 기술'이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현재 파나시아가 집중하는 분야는 '탄소 포집·저장 장치'다. 선박 엔진 가동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액화해 재활용하거나 알코올 성분으로 변환하는 게 목표다. 전 세계가 추구하는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이수태 파나시아 회장의 경영 전략은 네 단어로 요약된다.

'먼저 보고, 시작하고, 제압하고, 확보한다'는 이른바 '선견·선수·선제·선점'의 '4선 경영'이다.
파나시아의 주력 생산품인 탈황탈질 설비.

4선 경영은 파나시아를 국내에서 아시아로, 아시아에서 세계로 연결하는 강력한 케이블로 작용하며 유럽, 중국, 일본에 현지법인을 운영하는 글로벌 선박기자재 회사로 끌어 올리는 견인차가 됐다.

파나시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배경에는 개발, 제조, 인적관리, 고객관리 등 전 분야에 걸쳐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AI시스템이 있다.

'장인이 되기보다 로봇과 협업을 이루어라.'

제조동 벽면마다 붙어있는 이 슬로건은 파나시아의 공정관리시스템을 명료하게 설명하는 문구다.

AI는 회사의 전 분야에 포진하고 있다.

'종이없는 공장(Paperless Factory)'답게 모든 공정엔 AI가 검토하는 모니터만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파나시아 공장동에서 로봇들이 작업하고 있다.

개발검토와 실제 동작· 제조 작업· 에러 여부를 AI로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물론, 작업 동선관리, 작업이력도 AI에 의해 관리 평가되고 누적된 생산정보는 공정개선과 신기술개발을 위한 빅 데이터(big data)로 관리된다.

지난 2018년 AI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생산성과 매출이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하고, 불량률은 상대적으로 현저히 낮아졌다는 정량적 평가는 인간과 로봇의 협업이 꽤 유용한 공정관리 시스템임을 방증한다.

파나시아는 4선 경영의 영역을 고객가치로 창출하는 다양한 솔루션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ICT(Information&Communication Technology)를 기반으로 수주에서 납품까지 모든 과정을 빅 데이터로 처리해 스스로 학습하며 진화하는 '스마트 파나시아(Smart PANASIA)'로 성장하고 있다.

이수태 회장은 "공장자동화(FA)와 스마트팩토리(SF)는 언뜻 비슷할 것으로 여기겠지만 실상은 매우 차별화된 개념"이라고 말했다.

"FA가 소품종 대량생산을 하는 데 적용된다면 SF는 다품종 소량생산에 강점을 보인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이수태 회장이 AI로 공정관리를 하고 있는 모니터를 보며 작업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조선기자재업종의 경우 다양한 고객의 수많은 니즈(needs)에 부응하기 위해 FA가 아닌 SF가 적합하다"는 게 이 회장의 지론이다.

그러나 "AI를 도입한다고 해서 일자리가 줄 것이라는 우려는 그야말로 기우"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로봇이 힘들고 위험하고 어려운 작업을 대신함으로써 작업자는 AI장비운용이나 관리분야를 맡아 보다 창의적으로 업무에 매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산성 향상과 제품·기술경쟁력 제고로 마케팅 인력 수요가 더 늘어 전체 프로세스가 선순환되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SF선두 주자인 파나시아의 차기 목표는 4족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고 첨단지능형 생산체계를 더 강화해 부산 최초의 세계경제포럼(WEF) '등대(light house)회사'로 선정되는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기술수요를 스스로 창출하는 일'은 또 다른 과업이다. 이는 친환경 미래 기술 수요를 스스로 창출해 시장에 제공한다는 매우 창발적인 경영개념이다.

장인이 되기보다 로봇과 협업하라는 파나시아의 SF사례는 국내 제조업계의 '공정 혁신' 고민에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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