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식물학선 과일이지만 원예학선 채소[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 부뇰에서는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이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토마토 축제 ‘라 토마티나(La Tomatina)’가 열린다. 이날 광장에 수십t의 토마토가 쏟아지고, 참가자들은 토마토를 마구 던지며 짜릿하고도 유쾌한 토마토 전쟁을 즐긴다.
토마토의 우리말 이름은 ‘일년감(1년을 사는 감이라는 뜻)’. 옛 문헌에는 한자로 ‘일년시(一年枾)’라 표기했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수광은 ‘지봉유설’에서 토마토를 ‘남만시(南蠻枾)’라고 소개했다. ‘남쪽 오랑캐 땅에서 온 감’이라는 뜻이다.
토마토는 건강식품으로 명성이 높다.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 칼륨, 비타민이 풍부해 다이어트와 혈압 관리에 좋다. 특히 붉은색 성분인 리코펜(lycopene)은 강력한 항암 효과를 지니고 있다. 활성산소를 억제해 암과 노화를 막아준다. 그래서 서양 속담에 ‘토마토가 빨갛게 익을수록 의사의 얼굴은 파랗게 변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데치거나 기름에 볶아 먹을 경우 체내 흡수율이 2∼3배 높아진다.
토마토의 정체성은 늘 논란거리다. 1893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닉스 대 헤든(Nix vs Hedden)’ 사건에서 토마토를 요리에 쓰이는 점을 근거로 과일이 아닌 채소로 판결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디저트나 생과일처럼 먹는 경우가 많아 과일로 인식되기도 한다.
토마토는 과일이자 채소로, ‘팔방미인’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리는 식품이다. 식물학적으로는 씨를 품은 자방이 성숙한 열매라는 정의에 따라 과일로 분류된다. 그러나 원예학에서는 토마토를 채소로 본다. 식품학 관점에서도 당분 함량이 일반 과일의 절반 이하 수준이어서 채소에 더 가깝다고 평가한다. ‘토마토’라는 이름은 멕시코어 ‘토마틀(tomatl)’에서 유래했다. ‘속이 꽉 찬 과일(plump fruit)’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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